넌 스마트폰으로 포인트만 적립하니? 난 맛집 찾고 결제도 한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직장인 김수미 씨(34). 그의 지갑엔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커피빈 등 각종 커피 전문점들의 멤버십카드가 여럿 들어 있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쌓고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그런데 여러 장의 카드를 일일이 들고 다니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앞으로는 이런 불편이 줄어들 전망이다. 모바일 기술이 진화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각종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가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OK캐쉬백, 해피포인트 등 유통 대기업들이 주도하던 포인트 적립 서비스 시장에 이동통신사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간편결제, O2O(온·오프라인 연결), 매장 관리로까지 서비스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포인트 서비스가 단순 적립·할인 기능에서 소비자와 가맹점주의 편의성을 혁신적으로 높이는 쪽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터치 한번으로 포인트 적립

벤처회사 스포카가 서비스하는 ‘도도포인트’는 태블릿PC 기반의 포인트 적립 서비스다. 매장에 설치된 태블릿 화면에 자신의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멤버십에 가입되는 동시에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플라스틱 포인트카드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없이도 적립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대형 체인점뿐만 아니라 개인 상점 등 전국 5500여개 매장에서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가입자는 500만명을 웃돈다.

최재승 스포카 대표는 “하루 평균 4만건의 포인트가 적립되고 있다”며 “업무 시간으로 따지면 1초에 한 번꼴로 적립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터치웍스가 운영하는 포인트 적립 서비스 ‘터칭’은 사원증이나 교통카드, 근접무선통신(NFC)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포인트카드 대신 이용하는 서비스다. 일일이 각종 포인트카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적립 방식도 교통카드 쓰듯 단말기에 그냥 대기만 하면 된다.

터치웍스 관계자는 “적립 내역과 쿠폰 정보를 터칭 앱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통사·스타트업, O2O서비스 접목

스타트업 얍컴퍼니의 O2O 플랫폼 ‘얍(YAP)’은 포인트 적립은 물론 각종 맛집 정보까지 제공한다. 소비자가 있는 위치나 설정한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맛집 등을 검색하거나 쿠폰, 멤버십 등의 정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통신사 계열 대기업들도 전자지갑 서비스를 내놓고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은 전국 5만8000여개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지갑 ‘시럽월렛’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간편결제 기능도 추가했다. 시럽월렛과 연계한 매장 관리 서비스 ‘시럽스토어’도 접목했다.

KT는 지난달 신용카드 2500여종의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전자 지갑 ‘클립(CLiP)’을 선보이며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단순한 포인트 적립을 넘어 간편결제, O2O 서비스 등을 접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전자지갑 서비스 ‘스마트월렛’과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나우’를 연동해 운영하고 있다. CJ 원(ONE), 해피포인트 등 제휴 멤버십카드와 모바일 신용카드 등을 발급받아 할인·적립·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