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 넘는 '거구'지만 민첩한 코너링 눈길
쉐보레 임팔라(사진)를 시승한 지난 1일. 차를 마주하니 무거워 보인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스포츠카 카마로와 비슷한 모습의 보닛과 5m 넘게 길게 뻗은 검은 차체는 스포츠카와 세단을 합쳐놓은 듯 뚱뚱한 인상을 줬다. 서울역에서 경기 파주출판단지까지 40㎞ 거리를 주행했다. 곧 첫인상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깨달았다.

문을 열고 내부를 보니 넉넉한 실내 공간이 펼쳐졌다. 프렌치 스티칭을 적용한 밝은 갈색의 실내 디자인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뒷자리도 매우 넉넉했다. 성인 3명이 타도 문제없을 정도였다. 골프가방 5개가 들어갈 수 있다는 트렁크(535L) 역시 경쟁차인 제네시스, 그랜저 등에 비해 크게 느껴졌다.

액셀을 밟자마자 임팔라는 묵직하게 치고 나갔다. 동급에서 가장 큰 3.6L 엔진을 얹어 주행 때도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가솔린 모델만 있는 임팔라의 정숙성은 탁월했다. 이중창을 장착한 임팔라를 타고 자유로에서 제한속도까지 달려봤지만 풍절음조차 거의 들리지 않았다. 내부에 장착된 보스 스피커로 들리는 음악은 경쾌하게 귀에 꽂혔다. 코너링도 큰 키에 비해 민첩했고 가파른 언덕 주행도 309마력의 엔진 힘으로 거뜬하게 소화해냈다.

눈에 띄는 것은 디스플레이 뒤에 있는 시크릿 공간이다. 간단한 소지품과 액세서리는 충분히 들어갈 것 같았다. 탑재된 애플 카플레이도 눈길을 끌었다. 동승자의 아이폰을 연결하니 전화통화와 음악감상 등의 기능을 즐길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위한 배려는 임팔라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일반 가전제품을 별도 어댑터 없이 바로 차량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220V 인버터, 액티브 폰 쿨링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 임팔라만의 편의사양도 유용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