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3일 열린 전승절 열병식은 막강한 군사력을 과시했지만 돈을 물쓰듯한 '돈잔치'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4일 홍콩 빈과일보를 인용, 이번 열병식은 맑은 날씨를 위한 공장 가동 중단, 베이징 시민의 감시 활동 동원, 상가 영업 정지 비용 등을 모두 합치면 총경비가 215억위안(3조8천700억원)선에 달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열병식 경비에 대해 감히 언급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 경제학자는 열병식 자체 경비만 해도 6년전 건국 60주년 열병식 때보다 6억위안(1천80억원)이 더 들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대만의 재정 전문가 차이밍장(蔡明彰)은 현지 TV의 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전승절 열병식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보다 행사 경비가 더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경기장 건설 비용을 제외한 순수 행사 비용만을 비교한 것이긴 하다.

그는 중국 당국이 성공적인 열병식을 준비하기 위해 1천여개 기업의 가동을 중단한 경제적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경비가 700억대만달러(2조5천600억원) 가량 됐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총경비 215억위안을 항목별로 보면 이른바 '열병식 블루'로 불리는 청명한 날씨를 위해 8월중 20일간 1천927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시킨 경제적 손실이 192억위안으로 가장 많다.

한 개 공장의 하루 생산 중단 평균 비용을 50만위안으로 보고 20일간의 경제적 손실을 계산한 것이다.

베이징 시민 85만명을 거리 순찰과 감시에 동원한 비용도 12억위안이나 된다.

시민 한 명의 하루 거마비로 100위안(1만8천원)이 책정했다.

이밖에 왕푸징(王府井), 첸먼(前門), 다스란(大柵欄), 시단(西單), 둥단(東單) 등 베이징 5대 상가의 상점들이 영업 중단 명령으로 입은 10억위안의 영업 손실도 포함됐다.

열병식에 참가한 장병 1만2천명과 외국 군대 867명의 2주간 훈련비용과 식비는 1천900만 위안으로 추산됐다.

베이징의 저명한 경제학자 마오위스(茅于軾)는 열병식 비용을 계산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2009년 건국 60주년 기년 열병식보다는 비용이 더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 논평에서 이번 열병식이 인민을 혹사하고 물자를 낭비한 '돈잔치'였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일반인도 기쁜 일이 생기면 돈을 쓰는데 하물며 국가야 어떻겠느냐"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