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과 함께 성루에 서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에서 열린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과 함께 성루에 서 있다.
230만에서 200만으로 감축, 정예화·현대화 목적 큰 듯
"항일전쟁 위대한 승리로 세계대국 지위 회복"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중국 인민해방군 병력 30만 명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개최한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 기념사에서 이 같은 계획을 전격 공개했다.

시 주석은 "인민해방군은 조국의 안보와 인민의 평화로운 생활이라는 신성한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신성한 사명을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결연히 평화발전의 길을 갈 것이며 중화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면서 "어떤 길을 가더라도 영원히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고 확장을 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 주석의 병력 감축 선언은 중국이 전승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첨단 무기를 대거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중국의 '군사력강화'가 평화적 목적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위협론' 등을 중심으로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경계하는 주변국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 최대인 230만명 규모인 인민해방군은 30만명을 감축하더라도 200만명으로 세계 1위 자리는 충분히 지킬 수 있다.

양 위쥔(楊宇軍)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30만명 감축계획은 주로 노후 장비부대 축소, 기구 간소화, 비전투인력 감축, 조직 구조조정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면서 2017년 연말께 기본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해방군 규모 감축은 강군 육성을 위한 정예화, 현대화에 초점을 맞춰 이뤄지는 것이어서 군사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해석과는 거리가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 지휘체계 개혁 ▲군사력 구조·규모·편성의 최적화 ▲ 군제도 개혁 ▲ 무기 현대화 등에 중점을 두고 국방개혁을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현행 7대군구(大軍區) 체제를 4대군구로 개편하고 통합사령부를 창설하는 내용의 국방개혁이 나올 것이란 보도도 잇따랐다.

시 주석은 이날 기념사에서 전쟁의 경험을 새겨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세계는 평화롭지 않고 전쟁의 '다모클레스의 칼'(절박한 위험)이 인류의 머리에 드리워져 있다면서 역사를 거울로 삼아 결연히 평화를 유지 보호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질서와 국제체계를 유지·보호하고 공동승리를 핵심으로 하는 신형 국제관계를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하며 세계 평화발전을 위한 숭고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후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일본 정부를 에둘러 비판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승리는 근대 이래 계속된 외세의 침략에 대해 처음으로 완전한 승리를 거둔 것"이라면서 "중국을 식민지화한 일본 군국주의의 흉계를 완전히 파멸시켰고, 위대한 승리는 세계의 대국으로서의 중국의 지위를 다시 확립시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당시 전쟁에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양주에서 1억명에 달하는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이중 중국인은 3천500만명, 소련은 2천700만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그는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당시 인류의 자유, 정의, 평화를 위해 희생한 영령과 무고하게 도살된 희생자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밖에 또 중국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래 항일 전쟁에 참여했으며 불요불굴, 피나는 전투 끝에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을 패배시키고 민족의 치욕을 씻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홍제성 특파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