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2월8일부터 시작되는 ‘자비의 희년(Jubilee of Mercy)’ 기간에 모든 사제들이 낙태 여성을 용서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가톨릭이 낙태를 강하게 반대해왔던 점에 비춰보면 교황의 이번 결정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낙태의 죄는 교구의 최고 고해 신부만이 용서할 수 있는데, 이번 희년 동안에는 모든 사제들이 낙태 여성에 대한 용서 권한을 갖는다.

dpa통신 등 외신은 교황이 1일 발표한 교서에서 “낙태를 한 여성이 진심 어린 속죄와 함께 용서를 구한다면 모든 사제들이 낙태의 죄를 용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낙태라는 고통스러운 상처를 가슴에 지니고 있는 많은 여성들을 만났다”며 어쩔 수 없이 낙태를 택해야 했던 상황에 대해 “실존적이고 도덕적인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희년(禧年)’은 가톨릭에서 신자들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다. 정기 희년은 1300년 처음 시작돼 25년마다 기념한다. 이번 자비의 희년은 교황이 선포한 특별 희년으로 ‘원죄 없이 잉태한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12월8일부터 내년 ‘그리스도 왕 대축일’인 11월20일까지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