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왼쪽 네 번째)과 함영주 초대 KEB하나은행장(세 번째)이 1일 오전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사에서 노조 간부 및 직원 대표들과 함께 통합은행 출범을 알리는 제막식을 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왼쪽 네 번째)과 함영주 초대 KEB하나은행장(세 번째)이 1일 오전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사에서 노조 간부 및 직원 대표들과 함께 통합은행 출범을 알리는 제막식을 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하나·외환은행이 통합한 자산 규모 국내 최대의 KEB하나은행이 1일 공식 출범했다. KEB하나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옛 외환은행 본사)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외환 통합은행 제막식과 출범식을 잇따라 열었다.

함 행장은 “영업 제일주의를 추구하면서 외형뿐 아니라 내실을 갖춘 진정한 리딩뱅크, 대한민국 1등을 넘는 글로벌 일류은행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축사를 통해 “KEB하나은행의 출범과 함께 하나금융그룹은 세계 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노조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함 행장은 행장 비서실장에 김지성 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을 전격적으로 임명하며 두 은행의 빠른 화학적 통합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전 노조위원장은 통합 협상 때 회사와 큰 갈등을 빚은 노조 대표단으로 참여할 만큼 노조 업무에 깊숙이 관여해 그의 비서실장 임명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함 행장은 이에 대해 “나 또한 피합병은행인 서울은행 출신으로 13년 전 같은 일을 겪었다”며 “빠른 화학적 통합을 위해서는 내가 먼저 직원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비서실장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함 행장이 먼저 외환은행 직원을 비서실장으로 뽑겠다는 생각을 했고, 후보들 중 김 전 노조위원장을 최종 선택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말리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한다면 인간적인 신뢰를 쌓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게 함 행장의 뜻이었다”고 말했다.

◆“현장 중심으로 조직 개편”

하나은행의 충청영업그룹을 7년간 이끈 함 행장은 이날 “영업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게 강한 은행을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는 확고한 경영철학도 밝혔다. 함 행장은 KEB하나은행이 규모 면에서는 국내 1위지만 활동 소비자 수 등 내실에서는 경쟁 은행에 비해 부족하다고 진단한 뒤 “영업력 증진과 소비자 기반 확대를 위해 모든 조직과 업무를 현장·영업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또 “본점 조직 또한 영업현장 지원이 업무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KEB하나은행은 이날 출범에 맞춰 계좌이동제에 대비한 상품인 ‘행복 노하우 주거래 우대 통장’과 ‘행복 투게더 주거래 예·적금 통장’을 출시하며 영업 확대에 본격 나섰다. 다음달에는 하나금융그룹의 통합 포인트 제도인 하나멤버십 서비스도 시작한다.

함 행장은 태블릿을 들고 소비자를 찾아가는 개인 영업 조직인 ‘1Q 파이오니어팀’ 신설 아이디어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0여명 규모인 이 조직을 300~400명까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함 행장은 이와 함께 “대기업에 집중된 여신을 조정하고 남는 자금으로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을 크게 늘리겠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