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개발 10년 만에 탄력…40여층 호텔·주상복합 잇달아 솟는다
서울 성수동 서울숲 근처 뚝섬 개발이 10년 만에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31일 서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영이 뚝섬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 4구역(성수동 1가 685의 701)에 49층짜리 관광호텔 3개 동을 건설하겠다고 성동구청에 개발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영이 상업용지인 이 땅을 2009년 10월 사들인 지 약 6년 만에 처음 내놓는 구체적 그림이다.
두산중공업이 45 ~47층 4개동 688가구로 건설중인 트리마제 단지 공사현장.
두산중공업이 45 ~47층 4개동 688가구로 건설중인 트리마제 단지 공사현장.
대림산업도 4구역 바로 옆인 특별계획구역 3구역에서 주상복합단지 ‘서울숲 e편한세상(가칭)’을 내년 상반기 분양할 예정이다.

개발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현재 건설 중인 아파트 ‘트리마제’ 등을 포함한 40층 이상 고층 건물이 최소 7개 이상 들어서 서울숲 근처는 향후 ‘강북 최고(最高)의 마천루 단지’로 변신한다.

○부영, 뚝섬에 ‘세쌍둥이 호텔’

부영은 뚝섬 상업용지 4구역(부지 1만9002㎡)에 호텔을 짓기 위해 용적률 1279%를 적용했다.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용적률 한도(1300%)에 맞춘 것이다.

부영이 성동구에 제출한 49층 세쌍둥이 호텔 설계도면.
부영이 성동구에 제출한 49층 세쌍둥이 호텔 설계도면.
높이 199m, 49층 3개 건물을 각각 30층과 31층에서 공중 연결다리로 잇도록 설계했다. 현재 한강변 최고 건축물인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와 비슷한 구조다. 3개 호텔을 끼고 부지를 가로지르는 폭 12m, 1944㎡ 규모의 공공보행로를 조성한다. 기존 경마로 구간을 살린 것이다. 성동구청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세부개발계획안이 지구단위계획에 부합한다”며 “구(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을 받아 서울시로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상업용지 3구역에서 7년 만에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을 재개한다. 이 회사는 2008년 분양을 추진했으나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중단했다. 인근 상업용지 1구역에 들어선 주상복합 한화갤러리아포레(2011년 7월 입주)와 비슷한 고급 주상복합 단지로 꾸며질 전망이다.

○조합 설립 앞둔 성수 1구역

두산중공업(시공)과 한양개발(시행)이 한강 바로 앞인 성수동 1가 547의 1에 짓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 트리마제(2017년 5월 입주 예정)도 제법 골조가 올라가 있다. 45~47층 4개 동, 688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이 단지는 지난해 4월 분양했다.

그러나 높은 분양가(3.3㎡당 3000만~4000만원) 때문에 미분양이 많았다. 소형인 전용면적(이하) 25·35·49㎡ 152가구, 펜트하우스인 216㎡ 4가구는 주인을 찾았으나 나머지 대형 주택형(136·140·152㎡ 등)은 흥행에 실패했다. 최근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분양대행사인 신영엠앤디 관계자는 “대형 주택형도 한강 조망권이 좋은 고층은 올 들어 다 팔렸다”며 “분양률이 80% 가까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예약제로 운영중인 모델하우스에 136㎡, 152㎡ 물건을 찾는 손님들이 이따금 이어졌다.

트리마제 옆으로 한강변을 따라 이어진 성수동 재개발구역(성수전략정비구역)도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1구역의 주민동의율이 70%를 넘어 조합 설립(필요 동의율 75%)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 GS건설 등이 이 지역 조합설립추진위와 개발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구역 주민동의율도 70%를 넘어섰다. 2·3구역은 전통시장 상인, 건물주 등의 반대로 아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성수전략정비1구역 위쪽으로 펼쳐지는 대부분의 준공업지역에는 포스코 등이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 등을 짓고 있다. 배우 원빈, 권상우, 김민준 등이 수십억원을 들여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건물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는 곳이 이 일대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