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세종시장 "조치원은 '세종시 모태'…1조4000억 들여 인프라 확충할 것"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사진)은 “구도심(조치원)에 2025년까지 1조4380억원을 투입해 세종시 내 불균형 발전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선 6기 출범 1년을 맞아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시장은 “세종시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건설된 도시지만 세종시 내의 균형발전도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상반기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직원 15명에 도시재생계 등 4계로 구성된 청춘조치원과를 신설했다. 옛 시청 본관에 복합행정타운 조성과 폴리텍대 세종캠퍼스 유치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장은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2025년 옛 도심인 조치원 인구는 10만명(현 4만7000여명)이 거주해 세종시의 경제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세종시 모태도시인 조치원이 살아야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도정에서 가장 큰 성과는 무엇입니까.

“올해 지역발전 특별회계 1022억원 등 국비 2526억원을 확보해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갖춘 것입니다. 확보한 예산으로 세종시 내부의 균형발전을 위해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와 로컬푸드 사업 등 주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활동을 위해 도로, 용수 등 인프라 확장에도 힘써 한화첨단소재 등 우량기업 93개를 유치했습니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기관들이 세종시로 이전했지만 일부는 아직도 이전을 미루고 있습니다.

“세종시에 지난해 말까지 37개 중앙행정기관과 14개 국책연구기관이 옮겨와 국정의 3분의 2를 책임지는 대한민국 행정의 중심지가 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국민안전처, 인사혁신처 등은 세종시로의 이전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은 법적 의무사항인데, 현재 법률위반 상태에 놓인 것입니다.”

▷정부부처 공무원들의 잦은 서울 출장 등으로 행정공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 반대로 생각합니다. 최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행정기능을 세종시로 모두 옮겨야 국가적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국회가 당장 세종시로 이전하지 못하더라도 국회 분원을 설치해 상임위원회 정도는 세종시에서 열려야 세종시 비효율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세종시 이전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잦은 국회 출장 등으로 빚어지는 국정공백과 행정 비효율은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 집무실 설치로 풀 수 있습니다.”

▷수도권과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129.1㎞, 왕복 6차로)은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입니다. 경부·중부고속도로가 매일 만성 교통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지 않습니까. 이미 2002년 국가기간 교통망 사업으로 계획이 수립됐고, 경제성 타당성(B/C)도 1.2를 받아 민자유치 사업으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부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구도심 상생을 위한 ICT 로컬푸드 사업 구상은 무엇인가요.

“정보통신기술(ICT) 로컬푸드 사업은 구도심의 농수산물 생산자가 연중 300종의 농수산물을 생산하면 신도심에 있는 공공기관, 기업, 학교, 주민들이 로컬푸드 직영점을 통해 식재료를 구매하는 사업입니다. 2018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로컬푸드에 ICT를 접목해 생산, 유통, 판매 등 모든 과정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산자에게 제공할 계획입니다. 지난 29일 지상 1층, 794㎡ 규모의 로컬푸드 1호 직매장이 정부세종청사 인근 도담동에 임시로 문을 열고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인구가 늘어 정주여건을 더 확충해야 할 텐데요.

“지난 6월 말 현재 세종시 인구는 18만2000명으로 지난 1년간 월평균 4000~5000명씩 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쯤 인구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주시설도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2013년 말에 비해 병원은 17개에서 68개, 학원은 35개에서 132개, 마트는 19개에서 93개로 늘었습니다. 금강변 둔치를 활용해 축구장 족구장 야구장을 조성하고 있고 2018년까지 충남대병원을 비롯해 호텔, 백화점 등의 입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20년을 맞은 지방자치제도의 문제점이 여러 곳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종시는 단층제 광역 지방자치단체란 특수성을 갖고 있습니다. 시는 올해 안에 책임 읍·면·동제를 시행해 지방자치의 단점을 보완할 것입니다. 책임 읍·면·동 대상은 조치원읍(구도심)과 아름동(신도심)입니다. 앞으로 조치원책임읍은 조치원읍과 연서·전의·전동·소정면을, 아름책임동은 아름·도담동을 관할하게 됩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해당 지역 주민은 가까운 책임읍·동을 방문해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세종=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