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구조조정 본격화
‘해양플랜트 부실’로 지난 2분기에만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인원 감축과 4000억원에 달하는 자산 매각에 나선다. 대우조선이 대규모 조직 슬림화와 함께 자산 매각에 나서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대우조선은 1일자로 기존 조직의 30%를 통폐합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고 31일 밝혔다. 기존 2총괄, 13부문, 56팀, 285그룹이었던 조직을 1소장, 8본부, 39담당, 205부로 줄이는 게 골자다. 이처럼 조직을 통폐합하면 전체 보임자의 40%가량이 물러나거나 신규 선임된다. 부장급 이상 고위직은 30% 이상 줄어든다. 대우조선은 9월 말까지 부장급 등 고위직 13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또는 권고사직을 시행할 방침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경영 부실에 책임이 있는 간부에게는 권고사직을, 나머지 간부에게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부사장급인 생산총괄장과 전무급인 기술총괄장 보직을 없애고, 이를 옥포조선소장(가칭)으로 통합한다. 부사장급인 조선소장직이 부활하는 것은 2011년 이후 4년 만이다.

정성립 사장(사진)을 포함한 대우조선 임원들은 9월부터 임금을 반납한다. 올해 최악의 적자로 성과급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예년 대비 35~50%가량 연봉이 삭감될 전망이다. 앞서 대우조선은 8월부터 임원 감축 작업을 시작해 55명에 달하던 본사 임원을 42명으로 줄였다.

자산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 사장은 최근 “유동성 확보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매각 가능한 자산을 모두 팔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매각 가능한 자산을 4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청계천 본사 사옥이 1600억원, 당산동 사옥이 400억원, 골프장(써니포인트컨트리클럽) 등이 1800억원에 팔릴 것으로 대우조선 측은 추정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최근 3개 인수 희망 업체로부터 입찰 제안서를 받고 골프장과 연수원을 보유한 자회사 FLC의 지분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또 해외 망갈리아조선소 사업을 지속적으로 축소해나갈 방침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