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해지는 '기업형 임대'…빌라도 나온다
도심권에서 빌라로 불리는 연립·다세대주택 ‘뉴 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가 내년부터 나온다. 올 연말 새로 도입될 ‘뉴 스테이 촉진지구’를 통해서다. 아파트 형태의 도심권 뉴 스테이에 비해 월 임대료도 상당폭 낮아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민간 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31일 입법예고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민간임대 특별법은 오는 12월29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시행령에 따르면 도시 지역 내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의 최소 면적이 당초 1만㎡에서 5000㎡로 축소됐다. 일반적으로 소형주택 100가구 내외 단지를 지을 수 있는 규모다.

이에 따라 아파트 이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주상복합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형 임대주택이 들어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업형 임대 촉진지구에선 용적률·건폐율 등의 건축 규제도 완화되고 용도지역 상향 등 도시계획 변경도 쉬워진다.

촉진지구에선 또 문화·집회·판매시설 설치도 가능해진다. 다세대·연립주택은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종전 한도보다 한 개 층이 더 높은 5층까지 지을 수 있게 된다. 용도지역 상향이 이뤄지면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건립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강태석 국토부 뉴스테이팀장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창의적인 건축·도시계획을 마련해 다양한 형태의 뉴 스테이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된다. 촉진지구 면적이 10만㎡ 이하일 경우 시·도에 지구 지정을 신청할 때 지구계획승인·주택사업계획승인·건축허가 등을 일괄 신청할 수 있다. 3~4단계 인허가를 한 번에 처리함으로써 1년 안에 인허가가 마무리될 것으로 국토부는 예상하고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자본금 50% 이상을 출자한 기업형 임대사업자는 촉진지구 내 부지의 3분의 2를 확보하면 나머지 땅을 수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비(非)도시지역에서 택지개발사업 형태로 뉴 스테이 사업이 추진될 땐 주변 도시 계획과 연계한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도시 인접 지역은 3만㎡, 그 외 지역은 10만㎡ 이상이어야 뉴 스테이 촉진지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촉진지구 택지는 경쟁입찰로 공급할 계획이다.

건설업계에선 도심권 뉴 스테이 건설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는 “임대 의무기간인 8년이 끝난 뒤 제대로 된 분양가를 받기 위해선 연립·다세대주택도 지금과 달리 설계 및 마감재 수준을 크게 높여야 한다”며 “고급화하면서도 월세를 낮추고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도시계획 규제 완화 등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라고 말했다.

■ 뉴 스테이

정부가 중산층 주거 불안 해소를 위해 도입한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 최장 8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와 같거나 조금 낮은 수준으로 책정되며, 임대료 상승률은 연 5% 이하로 제한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