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설업종 경영 악화에 은행 신규 부실채권 5조8000억
지난 2분기 국내 은행권에서 신규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이 5조8000억원에 달했다. 조선·건설 등 취약업종의 부실이 급증한 탓이다.

28일 금융감독원의 ‘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은행권이 떠안은 신규 부실채권은 기업 부문 5조원, 가계 부문 7000억원, 신용카드 부문 1000억원 등 총 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신규 부실채권 규모(4조4000억원)에 비해 1조4000억원 늘었다.

부문별로는 기업여신 쪽 부실이 크게 늘었다. 2분기 기업여신 신규 부실은 1분기보다 1조5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에서 1조9000억원, 중소기업에서 3조1000억원의 부실이 발생했다. 류찬우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조선업과 건설업 등 취약업종의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 부실채권 규모는 줄었다. 2분기 말 부실채권 잔액은 24조원으로 1분기 말(24조7000억원)에 비해 7000억원 감소했다. 신규 부실채권이 5조8000억원 발생했지만 대손상각, 매각 등으로 6조5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한 덕분이다. 부문별 부실채권 잔액을 보면 기업여신 부실이 21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부실채권 잔액이 줄면서 2분기 말 부실채권비율(총여신 중 3개월 이상 연체여신 비중)은 1.5%로 1분기 말(1.56%)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2.4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수출입은행 2.14%, 수협은행 2.06%, 우리은행 1.73%, 농협은행 1.64% 순이었다. 신한은행은 0.9%로 가장 낮았다. 류 국장은 “조선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발생 추이를 집중 점검할 것”이라며 “은행들이 적정한 대손충당금을 쌓아 손실 흡수능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