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신호위반 차량에 응급환자…병원까지 대신 운전해준 경찰
아픈 딸을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급히 차를 몰다가 신호위반에 걸린 어머니를 대신해 병원까지 운전한 경찰관이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의 고원기 경사(사진)는 지난 25일 오후 제주시 한마음병원 교차로에서 신호위반을 한 차량을 발견하고 검문에 나섰다. 차 안에는 여성 운전자 임모씨(37)가 핸들을 잡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뒷자리에는 임씨의 딸인 한 살배기 쌍둥이 자매가 타고 있었다.

임씨는 딸이 가와사키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고 제주대병원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가와사키병은 영아에게 발생하는 급성 혈관염으로 4~5일간 고열에 시달리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희귀 질환이다. 임씨는 고 경사에게 “제주대병원으로 빨리 가야 하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 경사는 임씨가 흥분한 상태로 운전하면 교통사고 위험이 따를 것으로 판단해 대신 차를 몰았다. 경찰 순찰차도 임씨의 차량을 에스코트했다. 덕분에 임씨 모녀는 병원 접수 마감시간인 오후 3시30분 이전에 도착해 무사히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임씨는 “경찰 덕분에 딸이 무사히 진료를 받아 입원 치료하게 됐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