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 적은 대장암 환자, 항암치료 효과 떨어진다"
근육량이 적은 대장암 환자는 항암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근육이 항암제를 흡수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근육량이 적다는 것은 노화가 진행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지현·김진원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이 대장암 환자 229명을 분석한 결과 근육량이 적은 사람은 많은 사람보다 항암치료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20% 정도 컸다.

연구팀은 근육이 줄면 몸에 염증이 많이 생기고 사망률도 높아진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 착안해 대장암 환자의 근육량과 항암치료 결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대장암 환자가 수술 전 찍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허리와 다리를 이어주는 근육의 면적을 측정해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근육량이 1㎟/㎡ 줄면 사망률은 두 배 늘었다. 대장암 환자 항암치료에서 근육량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그동안 유방암과 간암은 근육량과 항암치료 효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적이 있지만 대장암은 처음이라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근육은 각종 영양분을 흡수하고 인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근육량이 적다는 것은 이런 기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항암치료를 할 때 영양 관리를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영양상태가 좋은 암 환자는 근육량 손실이 적어 항암치료를 받더라도 피로감을 덜 느끼고 치료 반응이 좋다.

근육량은 노화지표로도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같은 체중이라면 근육량이 적은 환자는 근육량이 많은 환자보다 몸속 지방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 근육량이 적으면 몸속 에너지를 완전히 소비하지 못해 내장지방 등으로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김지현 교수는 “비만 환자는 대장암 치료 효과가 좋지 않다는 보고가 있다”며 “근육량이 적은 환자는 근육량이 많은 환자보다 항암치료를 할 때 중증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원 교수는 “최근 의료계에서는 근육량을 노화 지표로 삼아 치료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노화와 별개로 근육량이 적은 사람이 운동 등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면 항암치료 효과가 높아지는지 등을 알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