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프런티어 시대, 전문대에 길을 묻다] 부상 당한 야구소년 'NO.1 벤츠 딜러' 되다
‘NO.1 벤츠 딜러’로 공인받은 6년차 대리 정근씨(29·사진) 얘기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구·경북 공식 딜러사인 중앙모터스(주)에서 일하며 매년 50억원어치 이상을 판매하고 있다.
정씨는 2010년 대학 재학 중에 지역 최연소 딜러로 입사했다. 수입차 시장이 지금처럼 활황은 아니었던 때다. 나이가 어렸고 사회경험도 많지 않았다. 게다가 해외 유명 수입차 판매업체에서 경력을 쌓은 쟁쟁한 선배 딜러들도 많았다. 하지만 ‘쫄지’는 않았다.
그에게는 운동선수 출신의 다부진 근성이 있었다. 사실 출발은 남들보다 늦었다. 고교 때까지 야구선수 생활을 하다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막막함에 군대부터 갔다. 제대를 앞두고 이곳저곳 알아보던 차에 대경대에 국내 최초로 신설되는 ‘자동차딜러과’를 접했다. 눈이 번쩍 뜨였다.
“원래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죠.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어보니 고액 연봉에 직업 전망도 있더군요. 이거다 싶었습니다. 무작정 학과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김송병) 교수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어요. 그러곤 일면식도 없는 분을 찾아갔습니다. 교수님 붙들고 이 학과에 입학하고 싶다고 상담했죠. 특이하지요? 제가 매사에 적극적인 편이에요.”
학과 1기로 입학한 정씨는 2년 전문대 과정 중 1학년을 마치고 일찌감치 ‘스카우트’ 됐다. 학과 교수로 있던 당시 중앙모터스 사장이 그를 점찍었다. 시작은 뒤처졌지만 또래보다 빠른 20대 중반에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학과 교수진엔 판매왕들이 포진했다. 수입차 업체 딜러사 최고경영자(CEO)와 벤츠·BMW 출신을 비롯해 35년간 7700대를 판 ‘판매 거장’ 현대자동차 김정기 부장 등이 강단에 선다. 자동차공학과나 기계공학과에선 배울 수 없는 맞춤형 노하우가 큰 자산이 됐다. 학교에서 전문성과 기본기를 익히고 현장에 온 ‘신입 같지 않은 신입’은 첫해부터 뚜렷한 영업 실적을 냈다.
“영업 비법이요? 별다른 건 없어요. 일단 찾아갑니다. 차가 고장 나면 직접 가서 픽업해 와요. ‘차 팔고 끝’이 아니잖아요. 상담부터 차량 출고, 사후 관리까지 모두 딜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을 대하는 철학이라고 하기엔 거창하고, 한마디로 말하면 고객과의 신뢰죠.”
☞ '벤츠 판매왕'의 비결 "신차 100일째 고객 찾아갑니다"
인천=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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