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27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의 4세대 신형모델(오른쪽 첫 번째)을 선보였다. 뒤편에 1~3세대 스포티지를 전시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는 27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의 4세대 신형모델(오른쪽 첫 번째)을 선보였다. 뒤편에 1~3세대 스포티지를 전시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이 다음달 10여종의 신차를 잇따라 내놓으며 ‘9월 신차 대전’을 벌인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출시 일정을 미뤘다가 한꺼번에 신모델을 선보인다.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인하한 것도 자동차 판매 경쟁의 요인이 됐다. 추석 연휴까지 낀 9월의 영업일수가 적은 탓에 업체들은 경쟁사의 신차 출시 날짜를 피하기 위해 눈치작전을 벌여야 할 정도다.

○소형차가 대세

9월 신차 대전의 주인공은 대부분 소형차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가 대표주자다. 기아자동차는 27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다음달부터 판매하는 스포티지의 4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1.7L와 2.0L 디젤 엔진을 장착해 역동성과 동력 성능을 강화했다. 일반 강판보다 가볍지만 강도는 두 배 이상인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18%에서 51%로 확대해 연비도 L당 14.4㎞(2.0L 모델 기준)로 개선했다.

정락 현대·기아차 부사장은 “4세대 스포티지는 개발 단계부터 양산까지 품질 관리에 신경을 썼기 때문에 SUV 기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9월 '신차 대전'…아반떼·4세대 스포티지 등 10여개 모델 출격
BMW코리아는 다음달 7일 프리미엄 소형 세단인 3시리즈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는다. 이어 9일엔 현대자동차가 준중형 세단인 6세대 신형 아반떼를 선보인다. 다음날 피아트크라이슬러(FCA)코리아는 소형 SUV인 레니게이드를 출시한다. 폭스바겐의 고성능 소형 해치백인 골프R도 9월 중 나온다. 재규어의 프리미엄 소형 세단 XE와 한국GM의 소형 SUV 트랙스 디젤 등도 다음달부터 국내 시장에 풀린다.

○틈새 모델 차량도 이어져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날 “장기 렌터카시장의 주력모델로 자리 잡겠다”며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인 SM7 LPe를 선보였다. 다음달부터 판매되는 SM7 LPe는 일반적으로 3000만원 안팎인 준대형 차량 가격보다 300만원 이상 싼 2550만원이다. LPG 가스통을 도넛 형태로 제작한 뒤 스페어 타이어 공간에 집어넣어 트렁크가 좁은 LPG 차량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기량을 2000cc로 해 취득·등록세와 자동차세(장애인 1~3등급)까지 최대 551만원(5년 기준)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장점 덕에 SM7 LPe는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3주 만에 700대 계약을 돌파했다. 국내 준대형 LPG시장 월평균 판매의 약 40%에 해당한다는 것이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은 “현대차 그랜저의 독점을 깨고 준대형 LPG시장에서 올해 말까지 25%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틈새 차량도 속속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의 대표주자인 렉서스 ES300h는 다음달 1일 국내에 나온다. 왜건 모델인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와 벤츠 C클래스 에스테이트도 다음달 중 국내에 풀린다.

신차 출시 일정이 9월에 몰린 건 메르스 여파 때문이다. 업체들이 메르스 확산으로 신차 출시 시기를 미루다 소비심리가 살아나자 한꺼번에 신모델을 쏟아냈다는 설명이다. 디젤차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6가 9월부터 적용되는 것도 9월 신차 대전의 배경이 되고 있다. 쌍용자동차가 다음달 내놓는 렉스턴과 코란도투리스모가 유로6 기준에 맞춘 대표적 신차다.

정부가 이날부터 출고되는 자동차의 개별소비세율을 5%에서 3.5%로 인하해 신차 연말 특수를 노릴 수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9월에 차량을 출시한 뒤 4분기에 공격적으로 판매해 연말 특수를 노리는 게 전형적인 자동차 판매 형태”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