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새누리당 만세, 대한민국 만세’라는 건배사가 나왔다고 한다. 오찬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물론 박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맞은데다 북한과의 접촉을 마무리한 시점이니 칭찬과 격려가 오갈 수는 있을 것이다.

문제는 국민들 눈에는 절대 곱게 비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침 오찬간담회 전날인 25일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총선 필승’이라는 건배사를 했다고 해서 선거법 위반 논란까지 일고 있는 시점이다. 내년 총선까지는 8개월여가 남았는데, 만세와 필승 소리가 요란하면 19대 국회는 이미 ‘파장’ 분위기다. 오로지 선거가 관심인 국회의원들이 정치 일정만 챙기는 사이 나라 경제가 절단 날지도 모른다는 게 국민들의 걱정이다.

누가 봐도 국내외 정치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중국이 환율을 잇달아 절하하는 등 긴급 처방을 내놓으면서 그 충격이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에 파급되는 중이다. 북한 문제만 해도 결국 한국의 국가 리스크를 확인한 대형 사건이었다. 여기다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가는 것을 두고 전통 우방과의 관계 자체에 큰 틈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져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벌써부터 총선 승리 단합대회 모드로 들어가는 형국이다. 국민들은 누구를 믿어야 하나.

이번 오찬간담회와 연찬회에서 새누리당은 4대 개혁의 완수를 다짐하긴 했다. 그러나 정부와 달리 정치권은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의 ‘표’를 의식해 어물쩍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게 그동안의 경험칙이다. 이런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반드시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서비스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경제자유구역특별법 등은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 법안들이지만 국회의 비협조로 전혀 진전이 없다. 이제 국민들은 이런 법안을 통과시킨 당과 의원을 찾아 투표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총선체제로 들어서기 전에 경제개혁 완수와 경제활성화법 통과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자화자찬하며 만세나 부르고 있을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