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이써클팀. 왼쪽부터 이해일 씨, 김찬욱 씨, 박승호 씨, 이성호 대표, 이병욱 씨. 아산나눔재단 제공
제4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이써클팀. 왼쪽부터 이해일 씨, 김찬욱 씨, 박승호 씨, 이성호 대표, 이병욱 씨. 아산나눔재단 제공
지역과 학교에 자전거 대여 시스템이 있는데도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고민했다. 지정 정거장에 반납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학교 건물마다 있는 자전거 거치대 중 편한 곳에 반납하면 되는 대여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며 친구들을 모았다. 아이디어를 다듬고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마침 열린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했다.

대회에서 444개팀을 꺾고 1위를 차지한 이들은 이제 연매출 100억원을 꿈꾸고 있다. 지난 26일 아산나눔재단이 주최한 제4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바이써클’ 팀의 얘기다.

아이디어를 구상한 주인공이자 팀의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은 이성호 대표(KAIST 수리과학과 4년)는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학교에도 대전시가 운영하는 대여 자전거가 비치돼 있는데, 자전거가 없는 나조차 이용한 기억이 없었다”며 “왜 그럴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전거를 빌리면 특정 정거장에 반납해야 하는 불편함이 그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한국과학영재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인 김찬욱 씨(KAIST 산업디자인학과 4년), 이병욱 씨(KAIST 전기·전자공학과 3년), 이해일 씨(KAIST 전기·전자공학과 4년), 박승호 씨(KAIST 전산학과 4년)에게 시스템을 함께 개발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바이써클 팀이 꾸려졌다.

이 대표는 “간단한 잠금장치와 위치확인시스템(GPS),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면 정거장 없는 공유 자전거가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사용자가 앱에서 자전거가 세워진 위치를 확인해 사용 요청을 한 뒤 자전거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대여하는 방식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물마다 있는 자전거 거치대에만 자전거를 반납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주변에 있는 자전거를 검색할 수 있어 기존 시스템보다 불편함이 줄어든다”며 “지난달 보름에 걸쳐 교내에서 테스트한 결과 대여 2400회, 이용자 수 600명, 재사용률 56.8%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바이써클 팀은 앞으로 한 달 안에 앱 및 자전거 부착장치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10월 KAIST 내에서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초부터는 KAIST와 주변 일부 대학에서 서비스하는 게 목표다.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는 전국에 창업문화를 확산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자는 취지에서 2012년부터 시작됐다. 이번 대회에는 445개팀이 참가했으며 결선에 오른 8개팀은 지난 9주간 실제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2위 최우수상은 성인용 웹드라마를 서비스하는 ‘웹드라마박스’ 팀에 돌아갔다. 냅킨에 광고를 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냅키니’ 팀과 치매환자를 위한 성인용 기저귀를 개발한 ‘실버드’ 팀이 각각 우수상을 받았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