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호 동성그룹 회장 "투철한 국가관…이런 젊은이와 함께하고 싶다"
“전역을 미룰 정도로 투철한 국가관을 가진 젊은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이런 젊은이들과 일하면서 함께 회사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특별채용을 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최근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 상황이 계속된 가운데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한 국군 장병의 특채를 결정한 백정호 동성그룹 회장(57·사진)은 25일 “국가가 있어야 회사가 있고, 기업인이 있고, 직원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동성그룹은 동성화학을 모태로 1959년 부산에 세워진 응용화학소재 기업이다. 지난해 그룹 총매출 1조원을 넘었으며, 2020년 매출 3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깜짝 특채 제의를 받은 주인공은 육군 7사단 독수리연대 소속 전문균 병장(22)과 주찬준 병장(22)이다.

전 병장은 선박해양, 주 병장은 뮤지컬을 각각 전공했다. 백 회장은 지난 24일 전역을 연기한 두 사람의 연락처를 어렵게 구해 “본인 의사만 있다면 전역 후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제대하고 싶었을 텐데 이를 연기한 이들은 애국심과 패기가 살아 있는 최고의 대한민국 장병”이라며 “국가나 기업이 어려울 때 한마음으로 뭉쳐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마음을 다졌다”고 밝혔다.

전 병장과 주 병장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당장 확답하긴 어렵다”며 “회사 측의 결정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입사 여부도 신중히 생각해 결정하겠다”고 동성그룹 측에 전했다. 동성그룹은 두 장병이 입사를 결정하면 본인들의 희망에 따라 전공 관련 계열사나 업무를 배정할 계획이다.

평소에도 투철한 국가관의 소유자로 알려진 백 회장은 미국 유학을 마친 4대 독자 외아들을 육군 사병으로 입대시켰다. 그의 아들은 충남 논산훈련소를 거쳐 강원 원주에서 만기 전역했다. 또 올초 직원들과 영화 ‘국제시장’을 단체 관람하며 한국이 어려웠던 시절을 다시 한번 돌이켜 봤다. 최근엔 ‘연평해전’을 함께 보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들의 희생을 가슴에 새기기도 했다.

백 회장은 “요즘 젊은 세대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많지만, 이런 젊은이들이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에 그만큼 미래와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기성세대로서 이런 젊은이들을 힘껏 응원하고, 군인들에게도 힘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동성그룹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며 “세계를 무대로 뛰는 회사가 되기 위해선 애국심 강한 젊은 인재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