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는 가운데서도 한·미 양국은 미국의 공군 전략폭격기 B-52의 한반도 배치를 검토하는 등 군사 분야에서의 ‘대북 압박’에 나섰다. 한·미가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남북협상 극적 타결] 미국 B-52 폭격기 배치 한때 검토
B-52는 ‘하늘을 나는 요새’이자 ‘폭격기의 제왕’으로 불린다. B-52 폭격기는 한 대가 전투기 60여대와 맞먹는 무장능력을 갖췄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할 만한 것은 최대 사거리 3000㎞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최대 12기 탑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군 관계자는 “B-52는 굳이 한반도 상공에 나타날 필요 없이 제주 근해에 떠 있는 것만으로도 적의 전쟁 의지를 꺾을 수 있는 억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B-52가 서해 직도 사격장에서 훈련한 사실이 알려지자 북한은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을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스텔스기인 B-2는 눈에 띄지 않고 북한 지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지하 30m까지 타격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등 총 22t의 무기를 실을 수 있다. 2013년 초 북한 핵실험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자 미국은 B-2 폭격기 2대를 한반도 상공으로 보냈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심야에 작전회의를 열어 미사일 부대에 사격 대기를 지시했다. 2003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B-2를 두려워해 40여일간 지하벙커로 옮겨다녔던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