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 리스크'] 다우지수 폭락·유가 40달러 무너져
세계 금융·상품시장이 ‘차이나 리스크’에 초토화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뉴욕증시가 지난 한 주간 6%대 폭락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공포심리도 커지고 있다.

○뉴욕증시 4년 만에 최대 낙폭

지난 21일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루에만 531포인트(3.12%) 하락하며 투매에 가까운 폭락세를 나타냈다. S&P500과 나스닥지수도 이날 3%대 낙폭을 보이는 등 3대 지수 모두 지난 한 주에만 6% 안팎 빠지면서 2011년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증시의 폭락세는 전날 중국의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1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결정타로 작용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PMI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위축을 뜻한다.

이날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 지수는 46.45% 급등하며 28.03까지 치솟았다. 증시 폭락으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지분 가치가 36억달러 감소하는 등 세계 400대 억만장자의 자산이 지난 한 주 1820억달러 줄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지난주 5% 하락했고,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도 6% 하락한 105달러까지 밀리면서 올 들어 연간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국제 유가 40달러 붕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0월 선물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39.86달러까지 추락했다. 2009년 3월 이후 약 6년5개월 만의 최저치다. WTI 가격은 이날 하루 2.1% 떨어진 배럴당 40.45달러에 마감했다. 8주 연속 떨어지며 30년 만에 최장기간 하락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도 이날 2.5% 하락한 배럴당 45.46달러까지 밀렸다. 장중에는 45.10달러까지 내려가면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급락하는 유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부에서 감산을 둘러싼 회원국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알제리는 최근 OPEC에 긴급 회의소집을 요구하면서 저유가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한 중동 산유국은 이를 거부했다. 오는 12월로 예정된 OPEC 석유장관회의 이전까지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기로 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