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가계빚 고민 "금융시스템·거시경제 위험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부채 급증이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했다.

이 총재는 20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조사통계 국제콘퍼런스’에서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됐다”며 “금융시스템 리스크뿐만 아니라 소비 여력 약화 등 거시경제적 위험도 커지고 있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채총량 관리에 힘써야 하지만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6월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고 말해온 것과는 다소 다른 입장을 언급한 것이다.

미국이 9월 이후 정책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난달 은행 대출이 7조원 넘게 급증하는 등 가계부채 급증세가 지속되자 경고음을 울린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금리가 올라 차입자의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 소비를 위축시키는 등 국내 경제를 억누르는 요인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총재는 구조개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완화적 통화정책의 수요 증대효과는 오래갈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금융·노동 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개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정수/김유미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