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균 "끔찍한 장면보다 이야기로 공포감 조성했죠"
“독특한 세계관을 지닌 판타지 공포영화입니다. 끔찍한 장면을 나열하는 대신 이야기 자체로 공포감을 조성하죠.”

배우 김성균(35·사진)은 20일 개봉한 영화 ‘퇴마:무녀굴’(감독 김휘)을 이렇게 소개했다. 영화는 정신과 의사인 퇴마사가 영매인 조수와 함께 원귀에 시달리는 여자를 치료하며 겪는 기이한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의 원작은 제주 김녕굴 전설을 소재로 한 신진오 작가의 공포소설 ‘무녀굴’이다. 김성균은 미스터리한 사건의 비밀을 풀어가는 의사이자 퇴마사 진명을 연기했다.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영화 전반에 원혼과 교회, 현대과학과 샤머니즘 등 상반된 소재가 얽혀 있습니다. 주인공 진명도 정신과 의사이면서 집안 대대로 신병이 내려오는 대무당의 후손이에요.”

언뜻 모순적으로 보이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김성균은 무속인과 심리치료사, 정신과 의사를 다룬 영상과 자료를 공부했다. “신뢰와 편안함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속인이든 의사든 자신을 찾아온 사람의 마음을 치료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니까요.”

김성균은 2013년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대학생 ‘삼천포’ 역으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코믹한 캐릭터부터 살인자 악역까지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다. 그는 “진명은 지금까지 맡은 역 중 가장 고학력자”라며 웃었다.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크게 부담을 갖진 않았어요. 영화는 여럿이 만드는 거니까요. 이번 영화는 특히 그렇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진명이지만 이야기의 주인공은 신병을 고치러 온 환자 금주(유선 분)거든요. 주연이지만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역할에 집중했습니다.”

공포영화를 찍는데도 촬영장은 웃음이 만발했다고 그는 전했다. 동료 배우들의 연기가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음향효과나 컴퓨터 그래픽 없이 빙의 연기를 보면 조금 생뚱맞거든요. 영매 지광(김혜성 분)과 금주가 나오는 장면 연기가 특히 어려웠죠.”

‘암살’ ‘베테랑’ 등 여름 대작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에는 부담감을 솔직히 드러냈다. “대형마트가 밀집한 동네에서 편의점을 차린 느낌이에요. 하지만 우리 영화만의 독특한 색깔이 있기도 해요. 사람들이 제철 과일을 찾듯 여름에는 시원한 공포영화가 제격이잖아요.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