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아마존, 인도 전자상거래 쟁탈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일본 소프트뱅크, 대만 폭스콘 등과 함께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에 총 5억달러(약 5912억원)를 투자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올 한 해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인도 현지 언론이 전했다. 급성장하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글로벌 기업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알리바바, 인도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총 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10년 설립된 스냅딜은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32%의 점유율(2014년 기준)로 플립카트(44%)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알리바바와 폭스콘이 각각 2억달러를 투자했고, 소프트뱅크는 나머지 1억달러를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지난해 10월 스냅딜에 6억달러를 투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년 전 이베이가 투자할 당시 2억5000만달러로 평가됐던 스냅딜의 기업가치가 이번 유상증자에서 20배로 뛴 50억달러로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올초 금융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을 통해 인도 모바일 결제업체 페이텀에도 5억7500만달러를 투자했다. 두 건의 투자로 알리바바가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폭스콘은 스냅딜 투자를 통해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겠다는 전략이다.

인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3위(15%)를 달리고 있는 아마존도 인도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인도 현지 언론은 지난달 20일 아마존이 올 연말까지 총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는 한편 회원제 무료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과 동영상 콘텐츠 사이트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 등을 인도 시장에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미국 투자회사 타이거글로벌매지니먼트 등이 인도 1위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에 총 7억달러를 투자했다.

급성장 예상되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글로벌 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인도의 지난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64억달러로 중국(약 2조5000억달러)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성장 속도와 향후 잠재력은 중국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만 해도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38억달러에 불과했다. 그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34% 고속 성장해왔다. 이 같은 성장세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도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전체 인구의 19%로 미국(87%) 일본(86%)은 물론 브라질(53%) 중국(46%)보다 훨씬 적다.

하지만 매년 인터넷 사용 인구가 30%씩 늘고 있다. 전체 인구에서 젊은 층(15~34세)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하는 점도 향후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최근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보급 확산이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팽창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