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와 다음카카오 컨소시엄이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추진할 은행 파트너로 KB국민은행을 선택했다. 이들 3사는 13일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칭)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공식 발표하고 9월 말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이 확정되면서 인터넷은행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미래에셋 등 다른 증권사 및 SK와 KT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합종연횡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나가는 카카오뱅크 연합

국민은행, 카카오·한국금융 손잡고 인터넷은행 추진
오는 9월 말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을 앞두고 IT-증권-은행을 아우르는 컨소시엄 구성이 확정된 건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이 처음이다. 금융위원회는 연내 한두 곳의 컨소시엄에 예비인가를 내준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1위 은행의 안정성과 네트워크, 1위 증권사의 투자 및 자산 운용 능력, 1위 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IT 전문성이 강점”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기존 인터넷뱅킹 수준의 단편적 은행 서비스에서 탈피한 혁신적인 모바일뱅크 모델을 공동으로 설계하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의 지분 구성은 일단 한국금융이 50%, 다음카카오와 국민은행이 각각 10%를 갖고 추가로 선정할 다양한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등이 30%를 갖는 구조로 짜여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금융과 다음카카오는 정부의 은행법 개정 작업을 봐 가면서 지분율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은행법이 바뀌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을 가정하고 파트너십을 짜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현행 최대 4%(의결권 없는 주식 10%)인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규정을 인터넷은행에 한해 50%까지 허용하는 식으로 은행법이 개정되면 컨소시엄 최대 주주(지분율 50%)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당초엔 신한은행과 파트너 참여를 협의하다 막판에 국민은행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음카카오는 신한은행, 한국금융은 신한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과 손잡기를 원했다”며 “한국금융은 신한금융지주가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업역이 겹치는 점 때문에 신한은행의 합류를 꺼린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요동치는 합종연횡 판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외에 인터넷은행 설립에 관심을 보이며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는 곳은 두세 곳 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플래닛, 해외 인터넷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KT와 파트너십을 논의 중으로 우리은행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파크도 10여개 전자상거래업체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은행들이다. 정부가 ‘기존 은행은 인터넷은행의 최대주주로 참여할 수 없다’고 방침을 정하면서 은행들은 증권사나 IT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래에셋과 함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한국금융-다음카카오 연합이 국민은행을 선택함에 따라 나머지 은행들은 다른 파트너를 잡아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은 미래에셋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이호기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