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한국 외교…'큰손님'이 안 온다
한국을 찾는 외국 정상과 주요 인사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는 국빈 방문이 이어지지만 한국은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10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년4개월간 현직 해외 정상급 인사의 방한 사례를 조사한 결과 52회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본은 74회였다. 올해 1~7월 외국 정상급 인사의 일본 방문은 21회였고, 한국 방문은 11회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와 비교하면 취임 후 2년4개월간 정상급 인사들이 67회 방한해 박근혜 정부 들어 20% 이상 줄어들었다.

거물급 인사들이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은 ‘건너뛰는’ 현상도 나타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올해 일본은 방문하고 한국엔 오지 않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한·중·일 3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중국과 일본만 방문했다.

현 정부 들어 한·일 정상회담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이 과거사 갈등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4월 정상회담을 한 것과 대비된다. 미국과 일본, 중국은 국익을 위해선 서로 손을 잡기도 하지만 한국은 틈새에서 제대로 된 외교전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부 관계자는 “과거사에 매몰돼 있기보다는 적극적이고 포용력 있는 대외정책으로 한국 외교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