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주 더삼점영 원장이 개발한 약산성 화장품 ‘바이오토너’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황은주 더삼점영 원장이 개발한 약산성 화장품 ‘바이오토너’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황은주 더삼점영 피부과 원장은 성인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늘 안타까웠다. 여드름이 심해 자신감을 잃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부 약은 독해 장기간 복용을 권할 수 없었다. 레이저 기기 등으로 관리해도 피부 자체를 건강하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황 원장은 환자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연구에 매달렸다. 그리고 3년 뒤인 2013년 ‘바이오토너’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여드름이 잘 생기는 피부의 산도는 대개 pH(수소이온농도)7 이상이다. 바이오토너는 이를 pH4.7 정도의 약산성 상태로 만든다. 그는 “pH5.0 이하가 되면 피부 재생력을 돕는 효소의 활성도가 높아져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약산성 화장품 ‘바이오토너’

서울대 의대 출신인 그는 2008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피부과 ‘더삼점영(the 3.0)’을 열었다. ‘1.0’은 당장 발생한 증상을 완화하는 것, ‘2.0’은 과거부터 지속돼온 피부 악화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다. 그리고 ‘3.0’은 더 나아가 피부 자체를 건강하게 하고 여드름 등을 예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13년 그는 바이오토너 출시를 시작으로 피부과와 같은 이름의 화장품 회사를 세웠다.

바이오토너는 기존의 약산성 화장품과 달리 따갑지 않은 게 특징이다. 황 원장은 “pH를 낮춘 제품 중엔 소비자들이 따가움을 느껴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분자를 써 침투가 급속도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토너는 고분자를 활용해 속도를 늦춰 따갑지 않고 사용하기 편하다”고 덧붙였다.

여드름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효과가 뛰어나다. 황 원장은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자연보습막을 형성하고 매끄러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며 “전문화된 의학 연구를 통해 피부 자체를 개선해 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바이오토너 판매액이 연 7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바이오토너 가격은 한 병(99mL)에 7만원이다. 이 밖에 클렌징워터, 에센스, 팩, 수분크림도 내놨다.

◆“앱 통해 피부 개선법 알릴 것”

작년부터 양철학 서울대 화학과 교수와 함께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피부과에서 환자들의 고민을 파악하고 연구소에서 제품을 개발한다. 회사는 제품을 판매한다. 황 원장은 “다른 피부과에서도 화장품사업에 많이 뛰어들고 있지만 연구소 등을 세우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경우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마케팅 부문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닥터스 뷰티 시크릿’이란 이름으로 앱 또는 사이트를 열 계획이다. 황 원장은 “자신의 피부 문제를 정확히 알고 잘 관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셰프들이 방송에 나와 쉬운 요리 비법을 알려주는 것처럼 의사가 직접 피부 개선법 등을 알려주는 앱이나 사이트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