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고 있다. 기계 전자 등 고부가업종은 물론 저임금 노동집약산업인 섬유업체까지 중국을 떠나 미국에 둥지를 틀고 있다.

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00~2014년 공장 설립, 인수합병(M&A) 등으로 중국 기업이 미국에 직접 투자한 규모가 46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한다. NYT는 중국을 대표하던 섬유산업이 가파르게 치솟는 임금과 높은 물류비, 정부 규제 등으로 더 이상 수지를 맞출 수 없게 됐다며 지난 4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방적공장을 연 중국 키어그룹을 예로 들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지난해 기준 주요 수출국의 제조업 생산비용지수를 분석한 결과 미국과 중국의 비용은 100 대 96으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생산성을 고려한 제조업 임금은 중국이 2004년 시간당 3.45달러에서 지난해 12.47달러로 3.6배로 올랐지만 미국은 이 기간 약 30% 오른 22.32달러였다. NYT는 미국 임금이 중국보다 두 배가량 높지만 낮은 연료비와 싼 원자재 가격, 지방정부의 세금 우대 등을 고려하면 제조비용 격차가 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중국 기업의 미국행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TPP에 중국은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협정 타결 시 세계 최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 미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