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년층(15~29세) 인구 6~7명 가운데 한 명가량이 ‘니트족(NEET)’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좋은 일자리가 없다

한국 구직단념 청년, OECD 중 세번째로 많아
4일 OECD에 따르면 한국에서 청년층 가운데 니트족 비중은 15.6%(2013년 기준)로 집계됐다. 청년 6~7명 중 한 명이 니트족이라는 의미다. 한국의 니트족 비중은 OECD 회원국 평균(8.2%)보다 7.4%포인트 높다. 한국보다 니트족 비중이 높은 나라는 터키(24.9%)와 멕시코(18.5%) 두 국가뿐이다. 한국이 세 번째로 높았고 이탈리아(14.4%) 헝가리(11.3%) 미국(10.8%) 이스라엘(10.0%)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회원국에서 니트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늘어났다. 성장률 회복이 늦어지면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진 탓이다.

OECD는 “한국은 비정규직 근로자와 니트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청년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2012년 말 이후 점차 증가추세에 있는 점도 한국 노동시장이 직면한 도전 과제”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 6월 10.2%에 달했다. 2012년 7.5%에서 매년 조금씩 높아졌다. 일할 의욕이 있어도 취업을 못한 청년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5포·7포 세대까지

한국 구직단념 청년, OECD 중 세번째로 많아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청년들은 일할 의욕마저 잃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니트족 가운데 42.9%는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인 장기 니트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을 못 구하면 결혼과 출산까지 미뤄야 한다는 것이 젊은이들의 호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가 32.4세, 여자가 29.8세로 10년 전보다 각각 1.9세, 2.3세 많아졌다. 결혼을 해도 육아와 사교육비가 워낙 비싸 출산을 선뜻 결정하지 못한다. 주택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 세대’, 희망과 꿈을 포기하기에 이른 ‘7포 세대’란 말도 생겨나고 있다.

○일본에선 사토리 세대

청년실업이 예전부터 큰 문제였던 일본에선 ‘사토리(깨달음, 득도) 세대’가 있다. 장기 불황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돈과 명예에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청년들을 말한다.

젊은이의 무기력은 그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일본에선 20~30대 창업자 비율이 낮아지기 시작했고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 선임연구원은 “청년 니트족을 취업자로 끌어들이는 것이 청년고용 정책의 핵심”이라며 “청년인턴 같은 일자리는 자발적인 수요에 한정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정공법”이라고 말했다.

■ 니트(NEET)족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 일할 의지도 없고 직업 교육과 훈련도 받지 않는 ‘구직 단념자’를 일컫는 용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