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고시장 '앱'이 먹여 살린다
“난난난난난 3초~ 페이나우로 3초~.”(페이나우) “허위매물 아웃! 실제매물 제공!”(직방) “이 앱 저 앱 돌지 말고, 쿠차해~.”(쿠차) “잠금화면만 밀어도 살 수 있는 게 천만가지니까!”(캐시슬라이드) “오빠, 할증 붙으면 5만원인데….”(여기어때)

요즘 광고시장 '앱'이 먹여 살린다
요즘 광고시장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 먹여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편결제, 게임, 가격비교, 음식배달, 숙박정보, 부동산중개 등 다양한 분야의 앱에서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광고 폭탄’ 수준의 물량공세에 나서고 있어서다.

3일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6대 매체(신문·잡지·지상파TV·라디오·케이블TV·종합편성채널)에 집행된 스마트폰 앱 광고비는 1782억원으로 추산됐다. 오랫동안 광고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하던 스마트폰·이동통신 광고비 1457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광고업계 전문가들은 “모바일 서비스의 마케팅 격전지가 하드웨어(스마트폰)에서 소프트웨어(앱)로 옮겨 왔다”고 분석한다.

통신 금융 식품 등 전통적인 대형 광고주들은 업황 악화 탓에 마케팅비를 줄이는 추세다. 반면 앱 개발업체들은 벤처캐피털이나 외국 본사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해 이 중 상당액을 광고에 쏟아붓고 있다. 업체별 서비스 내용에 사실상 큰 차이가 없고, 단기간에 가입자 규모부터 불리는 게 1차 과제이기 때문이다.

1~2년 전부터 게임, 음식배달, 소셜커머스 등이 상위 100대 광고주에 대거 진입한 데 이어 올 들어 ‘직방’ ‘다방’ 등 부동산 앱, ‘야놀자’ ‘여기어때’ 등 숙박 앱, ‘페이코’ ‘페이나우’ ‘시럽페이’ 등 간편결제 앱의 광고비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김성호 HS애드 부장은 “광고시장이 침체에 빠졌지만 모바일 관련 서비스 광고를 유치하려는 경쟁은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콘텐츠 서비스 ‘피키캐스트’, 잠금화면 광고 ‘캐시슬라이드’, 스마트폰 백신 ‘360시큐리티’, 택시·카셰어링 서비스 ‘카카오택시’ ‘쏘카’ 등도 광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동욱 이노션 팀장은 “앱 시장에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많다 보니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기 위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광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앱 ‘캔디크러쉬소다’가 몸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무한도전 출연자 6명을, 음식배달 앱 ‘요기요’는 차승원 최지우 유인나 등 정상급 배우를 한꺼번에 모델로 내세우는 등 물량공세의 판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쏟아지는 앱 광고가 광고업계에 ‘가뭄 속 단비’가 되고 있지만 ‘반짝 특수’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과거 소셜커머스의 사례에서 보듯 상·하위권 순위가 순식간에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광고주들이 당장의 투자 대비 효과보다는 미래 고객 선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앱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 과열 양상이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