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일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을 통해 자신의 입장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롯데호텔 34층 자신의 집무실에서 녹화한 영상을 통해 "롯데그룹과 관련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고 KBS가 보도했다.

신 총괄회장은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과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신동빈 회장에게는 어떠한 권한이나 명분도 없다"며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온 아버지인 자신을 배제하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이어 신 회장의 눈과 귀를 차단한 참모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신 회장이 7월 총괄회장으로부터 꾸지람을 듣고 맞고 난 뒤 아버지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1조원이 넘는 중국 손실을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많이 화나셨다"며 ""아키오(신동빈 회장)로부터 배상을 받아라, 교도소에 넣어라"라고까지 말했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과의 화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동생이 먼저 다가온다면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조만간 있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표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한 번만 승리하면 신동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저를 물러나게 한 이사들을 퇴임시키고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아버지와 이사들을 복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1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어로 인터뷰를 진행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어를 공부했지만 일이 바빠 잊었다고 해명한 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사과했다.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대해 롯데그룹은 "기업이야 어찌되든 상관하지 않고 사실과 다른 주장과 폭로를 일삼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에 머무르고 있던 신동빈 회장은 내일 입국해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날 예정이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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