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말로 사과하는 신동주 부부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부인 조은주 씨는 2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말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라며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조씨는 재미동포 사업가의 딸로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다. SBS 뉴스 화면 캡처
< 한국말로 사과하는 신동주 부부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부인 조은주 씨는 2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말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라며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조씨는 재미동포 사업가의 딸로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다. SBS 뉴스 화면 캡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난타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신동빈 회장 측이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사진)을 이번 사태의 주동자로 지목하고 나섰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잇따른 폭로전에 맞서 본격적인 맞대응을 시작한 양상이다.

[위기의 롯데] "신동주 편에 선 친족들, 회사 흔들어 한몫 떼가려해"
신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롯데 고위 임원은 2일 “신 이사장이 이번 사태의 주동자”라고 주장했다. 신 이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큰딸이자 신 회장의 누나다. 이 임원은 “신 총괄회장은 신 이사장이 아니면 (신 회장 해임을 위해) 일본에 갈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이 신 총괄회장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27일 신 전 부회장, 신 이사장 등과 함께 일본으로 가 신 회장 등을 롯데홀딩스 임원직에서 해임토록 지시했다. 그는 신 전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신 이사장은) 중립”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신 이사장 등이 ‘반(反)신동빈 전선’을 형성한 이유에 대해 “그들은 그룹이 위기에 처하면 득을 볼 사람들”이라며 “회사를 흔들어 한몫 떼어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이 그룹 전체를 승계하는 것을 막아 회사 일부를 나눠 가지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신 이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밀려나 신 회장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 사장도 ‘반신동빈’ 편에서 신 전 부회장을 측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사장은 신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이자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형제의 작은아버지다. 그는 지난달 31일 부친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신 전 부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 가면서 “신격호의 후계자는 신동주”라고 말했다.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도 신 총괄회장이 지난달 27일 일본에 갔을 때 동행한 친인척 중 한 명으로 ‘반신동빈’ 측으로 분류된다. 신 구단주 직무대행은 지난 1일 “난 이번 일과 관련이 없고 말려들기 싫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신 회장 측은 이런 해명을 믿지 않고 있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신 구단주 직무대행도 신 전 부회장 측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다른 핵심 인사는 신 이사장과 신 구단주 직무대행이 지난달 15일 서울 롯데호텔 34층에 그룹 전·현직 대표이사 10여명을 불러 ‘신동주체제’ 구축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