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8월 증시…'화·제'를 찾아라
요동치는 중국 증시,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 2분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등 대내외 악재에 둘러싸인 국내 주식시장이 안갯속이다. 주식시장의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연일 보유 주식을 내다 팔면서 ‘코스피 2000·코스닥지수 700선’ 붕괴 우려마저 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안팎의 변수를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는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확실한 호재가 있거나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 등으로 시야를 좁혀 선별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8월에도 지수는 안 오른다”

7월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는 3.23% 떨어졌다. 기관이 9032억원, 외국인이 1조7911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결과다.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우량 대형주 200개로 구성된 코스피200종목 가운데 85개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1배 미만으로 떨어졌을 정도로 주가 하락폭이 컸다. 시가총액이 장부상 자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선 7월 약세장의 원인을 실적과 환율에서 찾는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업체들이 2분기에 조 단위 영업손실을 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설명이다. 달러 강세(원화 약세) 기조도 코스피지수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데, 요즘처럼 원화가 약세일 때는 환차손이 커진다.

8월 증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경기 악화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중국 경기의 시금석인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0으로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경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편의점주 등 주목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은 업종으로 화장품, 제약·바이오, 편의점, 식음료 등을 꼽았다. 화장품과 제약·바이오는 6월 이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여파로 조정을 받아 ‘가격 매력’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메르스 사태가 끝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난 점 등도 이들 업종 주가에 호재로 꼽힌다. 72만9000원(7월17일 종가)까지 떨어졌던 LG생활건강은 지난달 31일 85만7000원까지 회복했다. 이 회사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2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주요 기업들의 ‘어닝 쇼크’(상장사가 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10% 이상 낮은 실적을 발표하는 것) 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보여준 LG생명과학, 보령제약, 녹십자,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등도 투자 유망 종목으로 거론된다. LG생명과학은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보령제약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각각 60% 이상 늘었다. 음식료, 편의점, 극장 관련주 등 여름 휴가철에 매출이 오르는 업종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주도주가 없는 시기엔 성수기를 맞은 종목에 투자하는 게 무난하다”며 GS리테일, BGF리테일, CJ CGV 등을 추천했다.

주식 비중을 일시적으로 낮출 것을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투자금 중 일부를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옮기거나 현금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이사는 “시장 분위기가 바뀔 때까지는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민지혜/허란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