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부산에서 열린 ‘제1회 현대미술 작가전’ 포스터.
1953년 부산에서 열린 ‘제1회 현대미술 작가전’ 포스터.
전시공간을 키워드로 근현대 미술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홍지동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10월24일까지 펼치는 ‘한국미술 전시공간의 역사’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이 박물관의 자체 소장품을 비롯해 국가기록원, 국립고궁박물관 등 20여곳에서 빌린 자료 등 250여점이 소개된다. 특히 1938년 완공된 덕수궁 석조전 신관 입면도를 비롯해 이왕가미술관 팸플릿(1941), 현대화랑 개관기념전(1970) 안내자료, 포스터, 설계도, 도록, 입장권 등이 눈길을 끈다. 이 박물관의 김달진 관장은 “전시공간이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당대의 사회·문화적 상황을 반영하는 한편 우리 미술의 중요한 담론의 장으로 기능하는 면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미술평론가, 미술사학자, 전시기획자 등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공개했다. 응답자 가운데 19명(주관식 복수응답)이 영향력 있는 미술관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을 꼽았다. 이어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호암미술관과 삼성미술관 리움이 ‘우수한 컬렉션’을 보유했다는 평가와 함께 15표를, 서울시립미술관은 ‘다양한 성격의 전시 기획력’으로 7표를 얻었다.

영향력 있는 화랑(갤러리)으로는 ‘대중적 인지도, 미술사적 의의’가 있는 현대화랑과 ‘국제적 영향력’이 있는 국제갤러리가 각각 16표를 받았다. 다음으론 가나아트센터가 ‘민중미술 컬렉션에 대한 기여’로 8표를 획득했다. 근현대 미술 전시공간의 역사에서 크게 기여한 인물로는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장(12표)이 뽑혔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미술계 영향력’으로, 박명자 현대화랑 회장은 ‘한국현대미술 발전 및 작가 발굴’ 등의 이유로 각각 7표를 얻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