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소형주 구분 의미 없어…녹십자·LG이노텍·블루콤 실적 기대
2분기 실적 시즌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관심이 하반기 실적 개선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주와 중소형주로 구분해 투자하기보다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고 재료가 분명한 종목으로 투자 타깃을 좁힐 것을 조언했다.

◆3분기 최대 이익 전망

대형·소형주 구분 의미 없어…녹십자·LG이노텍·블루콤 실적 기대
녹십자, LG이노텍, 블루콤 등은 올 3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최근 제약·바이오주가 강하게 조정받고 있지만 녹십자는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26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5.3% 늘어난 302억원에 달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의 추정치(매출 2578억원, 영업이익 227억원)를 웃돌았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사회에서 ‘웰빙’ 열풍이 불고 있고 일반의약품 판매가 양호한 실적을 거둔 데다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며 “특히 남미로 수출하는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등 백신부문의 성장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녹십자의 3분기 매출이 3157억원, 영업이익은 553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용 독감백신 매출이 늘고 일동제약 지분 매각 차익에 따라 순이익 개선세도 뚜렷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보기술(IT)업종에선 LG이노텍과 블루콤 같은 중소형주 실적 기대가 높았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루콤은 3분기에 블루투스 헤드셋 신제품을 출시하고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반기엔 베트남 공장 가동으로 인한 원가 개선과 법인세 절감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당 매력도 돋보인다. 블루콤은 2012년 100원, 2013년 150원, 지난해엔 400원으로 꾸준히 주당 배당금을 늘렸다. 지난해 시가배당률은 2.85%였다. KB투자증권은 블루콤의 목표주가를 2만7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에 LG이노텍의 선전을 기대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초부터 신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 납품을 시작할 전망”이라며 “다른 전자부품 업체에 비해 자동차용 부품이라는 강력한 성장동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이헌상 파트너는 영원무역과 SK네트웍스, 다음카카오 등을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 종목으로 꼽았다. 영원무역은 의류주가 4분기 성수기라는 점, SK네트웍스는 시내면세점 사업자에서 탈락한 뒤 낙폭 과대 상태라는 점에 주목했다. 다음카카오는 상반기 부진했던 광고, 게임 부문 실적 개선과 신사업의 성장세에 기대를 걸었다.

◆3분기 쉬어 가야 하나

반면 3분기 우울한 전망 탓에 그늘이 진 종목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에쓰오일에 대해 ‘3분기는 쉬어 가는 시기’로 평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원유와 석유제품 가격 차이) 감소 등의 영향으로 3분기엔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며 “국제 원유가격이 떨어지면서 재고평가 손실도 일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분기 매출 5조1000억원, 영업이익 6130억원으로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놨다. 황 연구원은 에쓰오일이 3분기엔 매출 4조9000억원, 영업이익 13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GKL 주가가 3분기에 바닥을 전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6월부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에 외국인 카지노 입장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메르스 종식이 선언됐지만 이른 시일 안에 손님이 증가하기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이 밖에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조선업종도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가 낙폭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실적 개선세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