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 혁명' 과소평가…제 발등 찍은 조선 빅3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지난해 상반기에 ‘2014년과 2015년에는 유가가 오르고 해양플랜트 발주도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이런 전망을 근거로 무리하게 해양플랜트 사업에 집중한 것이 2009년 이후 10조원이 넘는 손실을 낸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셰일가스 혁명 등으로 이미 2011년부터 유가 하락에 대한 경고가 나왔지만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조선 3사가 지난해 3월 발표한 ‘201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세계경제 회복으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해양시추설비의 발주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도 “해양설비 발주는 2015년에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대우조선은 아프리카 지역의 해양플랜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빅3는 이런 전망에 따라 치열한 해양플랜트 수주 경쟁을 벌였다.

이미 2013년 ‘셰일가스 영향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해양플랜트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2013년 6월 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 등)는 경고가 잇달아 나왔지만 조선사들의 장밋빛 전망은 바뀌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도 2011년부터 수차례 사설(2011년 5월13일자 ‘에너지 시장 큰 판이 흔들리고 있다’) 등과 기사를 통해 셰일가스 혁명으로 인한 유가 하락을 경고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체가 총비용 내에서 설계 조달 시운전 등의 전 과정을 책임지는 불리한 계약방식으로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도 시장을 그만큼 낙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