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주식 투자전략 강연회] 더위 잊은 투자자들…"中 증시 투자 해법 찾았다"(종합)
"더위가 문제인가요, 중국 투자에 대한 속 시원한 해법 찾으러 왔어요"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린 31일 혼돈에 빠진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300여명의 사람들이 여의도로 몰렸다. 중국 투자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는 이들의 열기는 더위보다 뜨거웠다.

이날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中 자오상증권 초청, 중국주식 투자전략 강연회'를 개최했다.

300석의 강연장을 꽉 메운 사람들은 '중국증시 주식투자 성공비법'이란 주제의 강연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지인 권유로 중국 증시 투자를 시작했다는 40대 여성은 "초반에는 수익률이 괜찮았는데 최근증시 폭락으로 고민이 많아졌다"며 "중국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을 듣고 투자해법을 찾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 "환경보호산업, 3년내 8조위안 규모"

첫번째 강연자로 나선 주순양(朱純陽) 중국 자오상(招商)증권 환경보호(유틸리티) 담당 수석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환경개선의 기준을 '양(量)"에서 '질(質)'로 바꾸면서 해당 산업의 중장기적인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중국과학연구원 석사 출신으로 알리바바 티안(TIAN HONG) 자산운용 연구원, 중국건설은행 자산운용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자오상증권 유틸리티 수석 연구원을 맡고 있다.

환경보호 업종이라는 개념이 생소한 국내와는 달리 중국에서는 정부의 정책변화로 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자오상증권은 환경보호·전력 업종 내 종목 200개 중 30개 종목에 대해 투자가치를 분석·평가하고 있다. 해당 업종에는 오수처리, 대기오염처리 등과 관련된 기업들이 상장돼 있다.

주 연구원은 "최근 들어 중국 증시의 변동폭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투자 매력을 유지할 수 있는 종목들이 있다"며 "대표적인 경우가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환경보호 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중국 환경보호 산업의 심사기준이 올해부터 변경되면서 해당 산업의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경보호 산업의 시장 규모는 현재 3조~4조위안(매출액 기준) 수준에서 2~3년 내 8조위안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월부터 '환경보호법수정안'을 도입, 오염처리 기준과 집행 강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환경보호법 위반 기업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 및 처벌을 예고하고 있다. 수정안의 핵심은 평가기준을 기존의 오염처리시설 설치 수량에서 실제 개선효과로 바꿨다는 점이다.

주 연구원은 "환경보호 업종 내 기업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기준은 '기술력'과 '관리능력'"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베이징 오리진워터 테크놀로지'(300070.SZ)와 '베이징 SPC 인바이런먼트'(002573.SZ)를 꼽았다.

오리진워터에 대해 그는 "업계 선두기업으로 지방정부와 가장 활발하게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민관협력사업(PPP) 방식 확산의 최대 수혜자로 향후 환경보호 대형 그룹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대기오염처리 기업인 SPC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장점으로 지목했다. 주 연구원은 "SPC의 초저배출기술은 향후 3년간 실적 성장성을 보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12월 새로운 기술을 내놓으면서 수주액이 지난해 기준 5억위안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20억위안으로 급증했다"고 평가했다.

◆ "중국 증시 폭락 없다…인터넷株 주목"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서 "최근 중국 증시의 폭락은 개미 투자자들이 떼로 몰려왔다가, 떼로 몰려가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라며 "중국의 제도 미비 때문이고, 기업들은 망가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동안 150% 급등했다가, 최근 한달간 35% 하락했는데 이는 수급에 의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전 소장은 "이번 폭락은 개인 330만명이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했고, 중국 정부가 대출 규제에 들어가자 반대매매 등이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주식 시스템을 잘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중국은 증시를 살리기 위해 언제든지 개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개입은 중국 정부의 큰 그림을 볼 때 필연적이란 게 그의 판단이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최소 1200억위안(약 22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이날까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다음달부터 주식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후강퉁(상하이와 홍콩증시 간 교차매매)에 이어 오는 10월께 도입될 예정인 선강퉁(선전증시와 홍콩증시간의 교차매매) 시대에는 인터넷 관련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전 소장은 "선강퉁 시대에는 리더의 입을 봐야 한다"며 "중국의 65%가 국유기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인터넷에 제조업을 붙여서 산업구조를 개조하고 있다"며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인터넷 3인방의 시총은 570조원으로 한국 상위 5개사의 320조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는 휴대전화를 소유한 12억7000만명 중국인들의 힘이란 설명이다.

전 소장은 대우증권(현 KDB대우증권)과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고 중국 칭화대와 푸단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금융투자업계 최고의 중국통으로, 현재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강연이 끝난 뒤 30대 중반 한 남성은 "더운 날씨 속에 들으러 온 보람이 있다"며 "중국 주식에 넣어뒀던 자금을 빼야 하나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확신이 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단기로만 보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60대 후반의 또 다른 남성은 "중국 현지에서 온 전문가 설명이 다른 곳에서 들을 수 없던 알찬 내용이었다"며 "그동안 막연한 불안감이 많았는데 설명을 듣고 나니 상당히 맑아졌다"고 말했다.

한민수 /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