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지분경쟁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호텔롯데 핵심주주인 일본 특수목적회사들의 실소유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제2투자회사 등으로 불리는 이들 펀드는 롯데그룹 한국 계열사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호텔롯데 지분 72.6%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단일 최대주주는 일본 신주쿠에 본사를 둔 일본 롯데홀딩스(지분율 19%)다. 이 때문에 롯데홀딩스와 이 회사를 지배하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개인회사 광윤사(光潤社) 지분을 확보하는 쪽이 경영권을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L제2투자회사 등이 호텔롯데의 나머지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 펀드의 소유권 향방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텔롯데의 2대 주주는 지분 15.6%를 보유한 L제4투자회사다. 이 펀드를 포함해 L제1투자회사와 L제12투자회사 등 총 11개의 각기 다른 숫자가 붙은 L투자회사들이 호텔롯데 지분 72.6%를 나눠 갖고 있다. 광윤사와 롯데홀딩스를 장악한다고 해도 호텔롯데 지분율만 놓고 보면 L투자회사들에 크게 못 미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