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로엔엔터테인먼트)이라는 코스닥 상장사는 몰라도 음원 서비스를 하는 멜론과 가수 아이유는 안다. 강력한 브랜드를 앞세워 콘텐츠를 채워가고 있는 덕에 로엔 주가는 올해 고공행진 중이다. 1978년 영어 학습테이프를 만드는 시사영어사 자회사에서 출발해 서울음반, 로엔으로 간판을 교체했다. 그 사이 YBM에서 SK그룹, 사모펀드로 주인은 바뀌었지만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로엔, 1년새 시총 1조 늘어 코스닥 7위
○음원사업 기반, 영역확장 중

로엔 주가(29일 종가 8만8500원)는 올해 101.59% 뛰었다. 5년 전 5000원도 안 됐던 이 종목은 지난해 3월부터 가파른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1년 전 코스닥 시가총액 20위에서 올해 7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조원도 안 되던 시가총액은 2조2383억원으로 불었다.

최근 3년간의 꾸준한 매출 증가와 안정적인 이익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8.1%로 전년(14.8%)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요 수입원은 업계 점유율 1위인 음원 플랫폼 멜론이다. 회원 수 2600만명에 460만곡을 보유하고 있다. 60%의 시장점유율로 KT의 지니, CJ의 엠넷닷컴 등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황인호 로엔 경영지원실장은 “차별적인 콘텐츠를 보유한 1등 사업자로, 음악 서비스사업에서 플랫폼사업으로의 성장성이 부각된 것 같다”며 “고정비 변동이 적은 플랫폼사업의 특성상 외형이 커지면 영업이익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멜론으로 안정성을 확보했다면 스타 매니지먼트사업으로의 확장과 중국 진출은 성장 동력이다. 2008년 로엔에 합류한 가수 아이유는 현재 회사를 대표하는 가수로 컸다. 로엔은 아이유 발굴에 이어 2013년 씨스타, 케이윌 등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고 지난 5월엔 이 회사를 통해 배우 이광수, 유연석, 이동욱 등이 있는 킹콩엔터테인먼트를 사들였다. 지난달 초엔 110억원을 들여 씨앤블루, AOA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에 지분 투자(5.14%)를 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대형 음반 기획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맺고 한류 스타들을 보유하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경쟁력도 갖췄다”며 “2분기 말 기준 16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연예기획사를 추가 인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애플뮤직 변수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멜론 서비스 이용료 인상과 애플뮤직의 국내 서비스 시작은 로엔이 마주한 변수로 꼽힌다. 이기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월 서비스 이용료가 현재 6000원에서 8000원으로 오르면 영업이익은 연간 34% 증가할 수 있다”며 “가격 인상에도 플랫폼 선점효과가 크고 브랜드력이 높은 만큼 유료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뮤직은 애플이 지난달 30일 첫선을 보인 스트리밍(실시간 듣기) 음악 서비스다. 월 이용료는 9.99달러로 한국에서도 곧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황 실장은 “기존 멜론 이용자들이 애플로 이동할 만한 매력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그간 쌓아온 수익을 바탕으로 선제적인 투자를 많이 해온 만큼 서비스 경쟁에서 뒤처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