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 중수익’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는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수익률이 한 달 사이 1%포인트가량 떨어졌다. ELS의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주요 지수의 변동성이 작아진 탓이다.

○점점 박해지는 ELS 수익률

박해진 ELS 수익률 '5% 불문율' 깨졌다
KDB대우증권이 이번주 내놓은 ELS 14360호의 연 수익률은 6.5%다. 이 상품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기업 주가지수인 HSCEI, 유럽 주요 대기업의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유로스톡스50,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 등 세 종류의 주가지수를 기초로 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3년간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을 주는 조건이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2일에도 같은 조건의 상품을 내놓았는데 당시 수익률은 연 7.6%였다. 한 달이 채 안 돼 1%포인트 이상 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다.

다른 증권사들이 내놓는 ELS도 수익률이 박해졌다. 신한금융투자가 이번주 판매하는 ELS 11433호(HSCEI, 유로스톡스50, S&P500 연계)의 수익률은 연 5.5%다. 손실구간을 따로 지정하지 않은 상품이다. 첫 6개월 조기상환 조건이 ‘계약시점 지수의 85% 이상’으로 여유있게 설정돼 있는 게 특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초에도 같은 조건의 상품을 발행했는데 당시 수익률은 연 6.0%였다.

증권사들은 주가지수의 변동성이 작아지면서 ELS 수익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한다. 지수 변동성을 기반으로 한 ELS 상품 특성상 지수 움직임이 작아지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LS의 기초자산으로 널리 활용되는 HSCEI는 이달 초부터 11,00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수에 ‘거품’이 적어 비슷한 성격의 상하이종합지수보다 변동성이 작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유로스톡스50 역시 그리스 채무 협상 타결 이후 안정적으로 3500선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외면받는 코스피200

박해진 ELS 수익률 '5% 불문율' 깨졌다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ELS 수익률 하락폭은 더 크다. 증권사들이 안정성을 높인 대신 수익률을 낮춘 상품의 비중을 앞다퉈 늘렸기 때문이다. 최근엔 원금 비(非)보장형 상품 중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연 수익률 4%대 상품까지 등장했다. 6개월 조기상환 조건을 ‘계약시점의 80% 이상’으로 후하게 잡은 신한금융투자 11432호의 연 수익률은 4.1%에 불과하다.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상품이 줄어든 것도 최근 ELS시장의 변화로 꼽힌다. 기초자산 2개로 이뤄진 ELS들을 조합별로 분류하면 ‘HSCEI+유로스톡스50’ 연계 상품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달 판매액이 1조9117억원으로 판매량 2위 조합 ‘HSCEI+코스피200’(4076억원)을 4배 이상 앞지른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들의 부진으로 코스피200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워낙 작아 ELS 기초자산으로서의 매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