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제조업 2000여개 강소기업으로 육성…대구 르네상스 추진"
권영진 대구시장(사진)은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키우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대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 난 1일로 민선 6기 출범 1주년을 맞은 권 시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처음 공개했다. 권 시장은 “대구에 있는 2만여개 제조업체 가운데 섬유 등 주력업종의 10%를 대기업 및 해외 기업의 첨단 기술과 접목해 강소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의 경제체질은 강화됐지만 창조적인 강소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5년 내 대구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이 사업에 대구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삼성과 함께 추진 중인 대구창조경제단지 조성을 계기로 경상북도청 이전부지~경북대~동대구벤처밸리~수성의료지구를 연결하는 창조경제벨트를 구축해 대구를 창업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물산업클러스터와 청정에너지도시 건설을 위한 마이크로그리드(특정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소비하는 전력망)를 구축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임상시험 중심지로 특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가 ‘희망의 도시’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한 때 대구는 어려운 현실에 좌절하고 냉소적인 분위기로 ‘절망의 도시’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취임 후 시민과 함께하는 소통과 협치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경제지표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구시 취업자 수는 12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명(3.3%), 고용률은 66.4%로 2.3%포인트 증가했고, 실업률은 3.6%로 0.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100개 도시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성장률을 평가한 순위에서 50위 밖인 서울 부산 울산을 제치고 27위를 해 국내 도시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년 만의 일입니다. 대구 경제지표가 개선된 것은 테크노폴리스 혁신도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중심으로 기업과 연구기관이 속속입주하고, 2007년부터 스타기업 등 강소기업 육성 전략이 성공한 데 있습니다. 정부는 대구의 스타기업 육성정책을 벤치마킹해 ‘월드클래스 300’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공약은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요.

“취임식에서 밝힌 창조경제, 문화융성, 안전복지, 녹색환경, 소통협치 5개 분야의 평균 이행률은 22.5%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구창조경제단지 조성을 비롯해 청년창업 지원, 일자리 창출로 대구를 ‘창조경제특별시’로 만드는 것이 공약의 골격입니다.”

▷대구의 미래를 이끌 7대 산업을 발표했습니다.

“지 난날 경제 발전은 대기업에 의존했습니다. 지금은 중소기업의 창조적 아이디어와 대기업의 기술력, 자본력이 협업하는 시대입니다. 대기업의 신수종사업과 연계해 주력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스타트업이 활발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경쟁력 있는 창조산업 도시로 육성할 것입니다. 물, 에너지, 소프트웨어, 의료, 문화예술, 로봇, 관광서비스 산업을 말하는 ‘WESMART 산업’으로 창조경제를 키우는 것이 대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투자유치도 큰 규모의 생산시설보다 파일럿 기업이나 연구소로 출발해 스타트업과 중견기업, 협력업체를 함께 키우는 모델로 운영할 겁니다.”

▷기업 유치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까.

“국 가물산업 클러스터(65만㎡)에는 물산업진흥원을 비롯해 실증화단지, 물 관련 대기업 및 유망중소기업이 입주할 것입니다. 두산중공업과는 이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연구지원시설 외에 제약 및 의료기기 업체가 입주합니다. CJ제일제당, 롯데케미칼 등은 실증파일럿 등 제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구를 의료산업의 임상시험 중심지로 육성할 것입니다. 국가산업단지, 학교, 업무빌딩, 아파트단지 등 대구 전역에 마이크로그리드도 구축합니다. 국가산단에 1조1600억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에는 한국전력, 삼성SDI, LG CNS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재 정, 조직인사, 입법권한 등 세 가지가 부여돼야 하는데 오히려 후퇴했습니다. 분권형 헌법으로 바꾸고 국방 외교 통일 외의 모든 권한은 지방에 이양해야 합니다. 재정분권도 이뤄져야 합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도 8 대 2에서 6 대 4로 바꾸고 지방재정교부금도 21%까지 올려야 합니다. 대한민국 선진화의 지름길은 지방 분권입니다.”

▷무상복지 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정 치권에서는 복지정책을 정권획득 수단으로 악용해 재정 부담만 늘고 있습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 보편적 복지와 전국 공통으로 추진하는 선별적 복지는 국가가 부담해야 합니다. 지방정부는 주민의 구체적인 생활문제를 해결하는 주민밀착형 복지를 책임져야 합니다.”

▷대구 공군기지(K2) 이전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K2 이전은 기존 부지를 개발해 그 이익으로 새로운 군 공항을 건설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최근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K2 이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적정평가를 해 임기 내 이전부지 선정과 사업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구=오경묵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