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와르르 금 투자자 우르르
글로벌 상품시장에서 금값이 5년4개월 만의 최저치(온스당 1106.4달러)까지 떨어졌다. 금값 급락에 따라 각종 금 관련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 손실도 크게 늘었다. 국내 금펀드는 지난 1주일 동안 6~12%대 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금 관련 상품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일각에선 최근 금값을 ‘바닥’이라고 판단한 저가 매수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데…

26일 금융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0개 금펀드는 최근 1주일 평균 -6.42%의 수익률(7월24일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3개월 수익률도 -11.61%로 부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상품별로는 IBK골드마이닝펀드가 최근 1주일간 -11.20%의 손실을 봤고, 블랙록월드골드펀드(-11.16%)와 신한BNPP골드펀드(-9.73%)도 10% 가량 떨어졌다. 금선물 가격에 기초하는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펀드(ETF)도 같은 기간 -4.96%의 수익률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금값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이 금리인상에 들어갈 경우 달러화 강세가 심화돼 금 같은 원자재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약화되고 있는 금 투자심리 등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빨리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거래량은 계속 늘어나…

금값 추락에도 국내 금 거래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 최근 금값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에선 작년 3월 개장 이후 16개월간 총 2185㎏(932억원 규모)이 판매됐는데 이 중 전체의 51.72%인 1130㎏의 거래가 글로벌 금값이 약세를 보인 올해 7개월간 집중됐다.

급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하루 평균 거래규모도 껑충 뛰었다. 6월 6.4㎏이었던 하루 평균 금 거래량이 7월 10.1㎏으로 증가한 것이다.

KRX금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금거래 계좌를 튼 투자자도 늘고 있다. 작년 4월 참여계좌수(매매거래를 하거나 계좌에 잔고가 있는 계좌수)가 618개였는데 올 들어선 월평균 800~900개를 유지했고, 7월(1~24일)엔 1049개로 늘었다. 황선구 한국거래소 금시장운영팀장은 “장기 보유 개념으로 금을 싸게 사려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며 “5월 114㎏이었던 금 거래량이 7월 들어선 24일까지 182㎏으로 늘어난 게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금 관련 상품에 자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펀드(ETF)는 한 달 새 53억원을 끌어모았고, 블랙록월드골드펀드에는 13억원이 순유입됐다. 금선물 가격 반등에 베팅하는 레버리지ETF도 새로 출시된다. 오는 28일 선보이는 ‘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ETF’는 금선물 가격 변동의 2배만큼 움직이는 레버리지상품이다.

향후 금투자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금값이 반드시 떨어질 것이라는 법은 없다”며 “오히려 물가상승률과 연동해 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ETF 등에 투자했던 사람들의 손실이 커질수록 투자자금 유출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는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지혜/허란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