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K5 세단이 도로 주행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기아차)
신형 K5 세단이 도로 주행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기아차)
[ 김정훈 기자 ] 기아자동차가 중형 세단 K5에 처음으로 디젤 엔진을 얹었다. 가장 많이 팔리는 2.0 가솔린 모델보다 1.7 디젤 차량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유는 '첫 등장'이라는 설레임 때문일 것이다.

지난 22일 일산 킨텍스 인근 엠블호텔에서 양주 송추계곡 입구를 돌아오는 50~60㎞ 구간에서 2.0 가솔린 세단과 1.7 디젤 세단을 번갈아 몰아봤다.

신형 K5 시승은 1.7ℓ 디젤 세단이 인상적이었다. 현대차 i40에서 먼저 시도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결과가 K5에도 반영됐다. 달리는 재미를 더했으며 디젤 소음을 적당히 억제하는 데도 성공한 듯 보였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달리는 동안 정숙성을 느껴봤다. 차 안에 있을 땐 가솔린과 디젤 차량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다.

디젤 세단이 가솔린 세단보다 더 부드럽게 달린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은 주행 품질에 있다. 가솔린은 초반 가속이 답답했으나 디젤은 페달을 살짝만 사용해도 속도감이 뛰어났다. 2.0 가솔린과 1.7 디젤의 토크 힘은 각각 20.5㎏·m, 34.7㎏·m 차이다. 수치만 봐도 디젤의 우위다.

여기에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DCT)의 빠른 변속 타이밍은 가솔린 모델의 6단 기어보다 훌륭하다. 시속 100㎞까지 속도를 높이는 동안 2000rpm 이내에서 기어 단수를 바꿔주면서 부드러운 주행감을 전달한다.
주행을 하고 있는 신형 K5의 실내 컷. (사진=김정훈 기자)
주행을 하고 있는 신형 K5의 실내 컷. (사진=김정훈 기자)
이날 기아차는 신형 K5에 동력 성능과 핸들링은 물론, 주행 소음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사실 1세대 K5는 고속도로를 달릴 때면 소음이 꽤 컸다. 안락한 승차감과 쾌적함 측면에선 여느 중형세단보다 경쟁력이 약했다. 이런 아쉬움을 일부 잡아주는 데 신경 쓴 모양이다. 쏘나타만큼 정숙해진 것은 아니지만 차 안으로 들어오는 외부 소음은 다소 줄어들었다.

중간지점에서 트렁크를 열어봤다. 면적이 꽤 깊고 넓다. 동승한 기자는 "투싼 못지 않게 트렁크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내 공간은 마감재를 좀더 고급스럽게 치장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2000만원 중후반 가격대의 다른 자동차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2.0 가솔린은 차분하게 정숙성을 느끼면서 운전한 결과 ℓ당 14.5㎞를 계기판에 찍었다. 1.7 디젤은 주행 성능 위주로 타서인지 ℓ당 14.7㎞를 나타냈다. 두 모델의 복합 연비는 12.0㎞/ℓ 16㎞/ℓ(18인치 타이어 기준)이다. 물론 운전 방식에 따라 연비 차이를 보일 순 있으나 이전보다 실주행 연비의 체감 만족도는 올라갔다.

K5는 지난해 먼저 나온 신형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겉모습은 파격적 변신 보다는 보수적인 변화를 택했다. 듀얼 디자인(두 가지 얼굴) 전략을 꺼내든 기아차의 실험이 고객에게 얼마나 어필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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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