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34)는 최근 경주를 여름 휴가지로 정하고 가족과 함께 자가용으로 여행을 떠났다. 업무에 바빠 사전에 여행 계획을 짜지 못한 그는 경주의 대표 관광지 가운데 하나인 불국사부터 찾았다. 하지만 불국사를 둘러본 뒤 주변지역에 대한 관광정보가 부족해 다음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스마트폰에 설치해둔 내비게이션 ‘T맵’을 실행했더니 불국사를 방문한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인근 관광지는 보문관광단지와 석굴암, 경주 박물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씨처럼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미리 세워두지 못했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비게이션만 잘 활용하면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여행 일정을 정할 수 있다.
SK플래닛 ‘T맵’
SK플래닛 ‘T맵’
○빅데이터 활용한 ‘명소 추천’

길 안내를 해주는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주변에 갈 만한 장소를 추천하는 기능, 예상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특정 시간대에 도착하기 위한 최적 출발시간을 알려주는 기능, 실제 상호와 내비게이션에 입력된 상호가 다를 때 상담사에게 직접 문의할 수 있는 별도 앱 등이 새로 나왔다.

SK플래닛은 최근 T맵의 1800만 회원 빅데이터와 13년간 축적된 교통정보 분석 노하우를 기반으로 전국 주요 명소 추천 서비스 ‘거미줄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서울시 동 단위 8개 행정구역과 군산·안동·춘천 등 12개 도시의 주요 인기 맛집 및 여행지를 선정하고, 해당 장소를 방문한 사용자가 다음 목적지로 찾은 주변지역 정보를 분석해 장소 간의 관계 지도를 제공한다는 것. 예를 들어 T맵을 통해 전북 군산시 ‘이성당’ 빵집을 검색하고 방문한 사람은 ‘히로쓰 가옥’ ‘근대역사 박물관’ 등을 찾았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T맵은 교통정보 시간 날씨 등 주변 상황을 고려한 ‘경로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과 정확한 예상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길 안내 중 경로이탈 재탐색, 수동 재탐색 등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경로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T맵은 ‘언제갈까’ 기능도 탑재했다. 미래 시점의 특정 요일과 도착 시간을 입력하면 운전자가 목표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 출발해야 하는 시간을 안내해준다. 예를 들어 토요일 오전 8시에 예정된 주말 골프 약속에 정시에 도착하기 위해 언제 출발해야 하는지를 금요일 밤에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유플러스 내비’
LG유플러스 ‘유플러스 내비’
○길 안내도 비디오 시대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자사 내비게이션 서비스 ‘유플러스 내비’에 로드뷰 기능을 담은 ‘유플러스 내비 리얼’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비디오 기능으로 길 안내를 한층 생생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예컨대 주행 중인 차량이 교차로 전방 500m 지점에 접근하면 실제 도로 사진이 자동으로 노출된다. 200m 전방부터는 차량 속도에 맞춰 사진이 천천히 확대된다. 실제 촬영한 교차로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길 찾기가 편리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유지 추가 △출발지 수동설정 △지하 위치수신 등 신규 기능도 추가됐다.

최정운 LG유플러스 LBS(위치기반서비스)사업팀장은 “내비 리얼이 특히 이번 여름휴가 기간에 전국의 운전자로부터 큰 사랑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KT CS  ‘114#’
KT CS ‘114#’
○정확한 위치까지 찾아줘

KT CS(고객서비스)는 상담사에게 목적지를 물어보면 스마트폰에 미리 설치된 내비게이션 앱을 실행해 자동으로 길을 안내해주는 ‘114#(114샵)’ 앱을 출시했다. 114# 앱 실행 후 화면 중앙의 ‘상담사 연결’ 버튼을 누르면 상담사에게 바로 연결된다. 목적지를 말하면 상담사가 정확한 위치를 검색해 스마트폰에 미리 설치된 내비게이션을 통해 목적지를 설정해준다. 실제 상호와 내비게이션에 등록된 상호가 서로 다를 때도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목적지 주변의 축제, 관광지, 캠핑장 등 추천정보와 지도, 주소, 전화번호, 사진 등 상세정보도 받을 수 있다.

114#에서 지원하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은 ‘올레내비’를 비롯해 T맵, 유플러스 내비 등 통신 3사의 내비게이션 서비스와 ‘아이나비’ ‘김기사’ ‘맵피’ 등 전문업체에서 출시한 앱 등 여섯 가지다. 114# 앱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하루 5회까지 무료다.

조현국 KT CS 팀장은 “114#은 정확한 업체명을 모르거나 복잡한 버튼 입력 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안전하게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향후 114# 앱을 통해 맛집, 주차장, 교통 관련 정보 등 다양한 생활편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