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도까지 떨어진 위스키…페르노리카 '에끌라' 출시
31도까지 떨어진 위스키…페르노리카 '에끌라' 출시
알코올 도수 40도를 웃도는 ‘독한 술’의 대명사였던 위스키가 급속도로 부드러워지고 있다. 도수를 35~36도로 낮춘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자 31도짜리까지 등장, ‘저도 위스키’ 경쟁에 불이 붙는 양상이다.

위스키업계 2위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22일 서울 역삼동 라움에서 31도 위스키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 출시행사를 열었다. 장 마누엘 스프리에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는 “여성을 주 소비층으로 겨냥했다”며 “5년여간의 연구 끝에 여성들이 선호하는 알코올 도수가 31도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대표 위스키인 임페리얼 원액을 기초로 만들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과일인 석류와 바닐라 향을 넣어 부드러운 맛을 살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병은 아래쪽이 넓고 각진 모양이 많은 기존 위스키와 달리 길고 둥글게 디자인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40도 미만인 술은 위스키로 분류하지 않는 스코틀랜드위스키협회 기준을 내세워 그동안 40도 이상의 위스키만 판매해왔다. 경쟁사에서 저도 위스키가 나올 때도 ‘출시 계획이 없다’는 뜻을 나타내왔다.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은 위스키가 아니라 ‘기타 주류’로 판매된다. 향을 첨가했기 때문에 국내 주세법에 따라 위스키로 분류되지 않는다.

스프리에 대표는 “저도 위스키라기보다는 스피릿 드링크의 새 카테고리를 연 제품으로 봐야 한다”며 “기존 위스키와는 제품 형태, 주 타깃층 등이 모두 상이하기 때문에 경쟁구도도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릿 드링크는 15~40도 사이의 양주를 통칭하는 용어다.

에끌라는 프랑스어로 ‘광채’라는 뜻이다. 450mL 한 병의 출고가는 3만6300원으로,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 아이스(2만4530원)보다 1만원 이상 비싸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저도 위스키 시장 진출을 계기로 양주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저도 위스키의 선두주자는 골든블루다. 2009년 36.5도의 ‘골든블루’를 부산 일대에서 출시해 저도 위스키 시장을 연 뒤 약진 중이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판매 호조로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의 4배 수준인 52억원으로 급증했다”며 “부산에서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앞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디아지오코리아도 지난 3월 35도짜리 ‘윈저 아이스’를 내놓고 본격 마케팅에 들어갔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출시 후 3개월 동안은 저도주 인기가 유독 높은 부산·경남권에서만 윈저 아이스를 판매했다. 재주문율이 80%에 달하는 등 호응이 높자 최근 제주지역으로 마케팅을 확대 중이다.

롯데주류도 지난해 7월 출시한 35도 위스키 ‘주피터 마일드블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