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객관식 이혼소장 도입 10개월…서울가정법원 이혼조정률 상승
이혼소송 과정에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이혼소장 양식을 개선하는 등 새로운 가사소송모델을 도입한 뒤 이혼조정 성립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가정법원(법원장 여상훈)은 21일 서울 양재동 청사 중회의실에서 새로운 가사소송모델의 시범실시 중간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가정법원이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새로운 가사소송모델이 도입된 이후 지난 6월까지 10개월간 조정에 회부돼 처리된 사건 수는 기존(2013년 6월~2014년 9월) 244건에서 869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고, 조정이 성립된 비율도 36.9%에서 45.9%로 9%포인트 상승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이혼당사자들의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가사소송모델을 도입했다. 이혼소장을 객관식으로 바꾸고 이혼사건을 성격 갈등·부정행위·재산 분할·황혼이혼·다문화가정 등으로 분류해 법원이 조기에 개입하도록 했다. 또 가족 간 불필요한 편가르기와 비방을 막기 위해 객관적인 증거를 첨부서류로 내도록 하고, 가족들이 작성한 증인진술서는 제출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조정회부 사건은 당사자 간에 서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법원에 판결을 요청한 것인데, 이런 사건들의 조정성립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법원 측은 다만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기개입 시기가 신속했음’에 대한 항목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가 나왔다”며 “시범실시 과정에서 여러 가지 한계도 드러났는데 이에 대한 원인과 대안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