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혁 산업인력공단 인재개발팀 차장(왼쪽)과 김명우 남동발전 인재경영팀 대리는 “올해 신입사원 중 경력자는 20%도 되지 않는다”며 “취업준비생들이 NCS 기반 채용에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남동발전은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NCS 기반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최진혁 산업인력공단 인재개발팀 차장(왼쪽)과 김명우 남동발전 인재경영팀 대리는 “올해 신입사원 중 경력자는 20%도 되지 않는다”며 “취업준비생들이 NCS 기반 채용에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남동발전은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NCS 기반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일부 공공기관이 올해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채용을 도입했다. 올 상반기에 한국산업인력공단을 비롯 43개 공공기관이 이미 NCS 기반을 통해 채용을 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올해는 NCS를 통해 공공기관에서 채용하는 인원이 3000명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6일 올 상반기 NCS 기반 채용을 실시한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남동발전 등 2개 기관을 초청해 잡콘서트를 열었다. 행사에는 최진혁 산업인력공단 인재개발팀 차장과 김명우 남동발전 인재개발팀 대리가 강사로 나서 NCS 기반 채용과정을 소개하고 취업준비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한경 NCS잡콘서트를 요약·정리했다.

한경 NCS 잡콘서트에 온 취업 준비생들.
한경 NCS 잡콘서트에 온 취업 준비생들.
▷지난해 채용과 올해 NCS 채용의 다른 점은.

▷김명우(김)=과거 공기업 채용이 어학성적, 자격증, 봉사활동 등 직무와 무관한 스펙 중심 채용이었다면 NCS 채용은 직무에 필요한 지식, 기술, 소양을 평가하는 ‘직무능력중심’ 채용이다.

▷최진혁(최)=맞다. NCS 채용은 산업 현장에서 ‘일을 잘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학교 1등이 사회 1등은 아니다. 공부머리보다 ‘일머리’가 좋은 사람을 뽑는 방식이다.

▷채용전형에 NCS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됐나.

▷최=서류전형을 폐지하고 모든 지원자에게 필기시험 응시기회를 줬다. 참고로 올해 산업인력공단 청년인턴 채용에는 6951명이 지원했다. (지난해는 5108명)

▷김=남동발전도 2013년까지 자격증, 어학점수를 기준으로 서류심사를 했지만 지난해 스펙초월 채용부터 서류전형을 없앴다. 올 2월 채용 때 4006명이 지원했다.
[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NCS로 뽑는 공기업, 서류전형 폐지…학점·영어성적 안본다"
▷NCS 기반 지원서(옛 자기소개서) 작성법은.

▷최=직업기초능력, 직무수행능력을 묻는 질문이어서 정답은 없다. 대학생활을 토대로 직무와 관련된 경험(동아리 프로젝트 활동)과 경력(아르바이트)을 자신만의 스토리로 작성하면 된다.

▷김=면접 때 귀중한 자료가 되니 작성 후 잘 보관해 둘 필요가 있다.

▷필기시험에 NCS를 어떻게 적용했나.

▷최=산업인력공단은 직업기초능력, 영어, 한국사시험과 온라인 인성검사를 실시했다. 별도의 전공시험은 없앴다. 직업기초능력 시험은 사지선다형으로 NCS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좋다. 실제 출제된 문제를 예를 들면 산업인력공단의 유연화 조직구조를 보여주고 잘못 설명한 것을 고르라는 문제가 나왔다. 시중의 산업인력공단 인적성 문제집에는 나오지 않는 유형이다.

▷김=남동발전은 사무(인문)부문은 상경·법정 분야 대학교 원론 수준으로 출제했다. 범위가 다소 넓은 만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는 것이 좋다. 기술(이공)부문은 각 직군의 기사시험 수준이었다. 전공 합격자를 대상으로 인성검사인 직무적합도와 직업기초능력, 직무수행능력 평가를 실시했다. 참고로 직무적합도 평가에서는 5% 불합격자가 나왔다.

▷면접 때 질문도 많이 달라졌나.

▷김=역량면접은 NCS 기반 지원서를 토대로 이뤄졌다. 직무수행능력과 관련된 상황 판단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토론면접은 시사보다 실제 직무 관련 데이터 분석과 문제해결 방식을 다룬다. 과거보다 난이도가 높아졌다. 가령 인사분야 데이터를 주고 우수인재 확보 유치 아이디어를 도출하라는 식이다.

▷최=산업인력공단은 직무수행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상황판단 질문을 했다. 예를 들면 창립행사에 1000그루 나무심기에 직원 50명 참가계획을 세웠는데, 당일엔 20명밖에 참석하지 않은 상황인데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질문이 나왔다. 업무수행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려는 것이었다. 또 한 문제를 소개하면 우리 공단과 경쟁관계에 있는 기관은 어디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묻기도 했다. 회사에 대한 전문지식과 조직이해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NCS 채용은 직무중심 채용이라서 경력자에게 더 유리할 것 같다.

▷김=NCS 채용에서 요구하는 직무경력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직무와 관련된 지식을 배웠거나 경험, 경력이 있으면 회사에서 요구하는 직무수행능력을 갖췄다고 본다. 학교, 동아리 활동을 통해 습득한 경험도 크다. 실제 NCS 채용 1기 경력자는 전체 합격자의 20% 미만이다.

▷공기업 입사 준비생을 위한 조언은.

▷최=공기업마다 채용전형이 다르다. 지원자의 적성에 맞는 기관을 우선 선택한 뒤 채용전형에 맞게 세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묻지마 지원’은 더 이상 안 통한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김=각 공공기관에서 실제 수행하는 업무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단순히 회사 비전과 포부보다는 자신이 직무와 잘 맞는 인재라는 것을 강조할 근거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직무 전공지식 공부는 기본이다.

산업인력공단은 101명의 청년인턴을 뽑아 3개월간 직무수행향상평가(60%)와 역량과제평가(40%)를 통해 최종 7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울산에 본사가 있는 산업인력공단은 24개 지사를 두고 있으며 5년마다 순환근무를 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80명 청년인턴 가운데 3개월 인턴십(교육원 평가 50점, 부서배치 50점, 직무발표 200점) 평가를 통해 71명을 최종 선발했다. 남동발전은 오는 11월께 또 한 번 채용형 인턴 전형을 검토 중이다. 김 대리는 “NCS 기반으로 뽑힌 신입사원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신입사원들의 출신 대학도 39개로 2013년(10%)보다 30%로 늘었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