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분향소·리본 철거해달라" 팽목항 주민, 정부에 탄원서
구호 소리에 굿판…고통 심각"
세월호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어온 전남 진도군 팽목항(팽목마을) 주민들이 ‘팽목항 주변에 설치된 세월호 유가족 분향소와 추모 리본을 철거해달라’는 탄원서를 지난달 말 국민권익위원회에 냈다.
13일 전남 진도군에 따르면 팽목항 주민대표 김모씨 등 마을 주민 33명은 탄원서에서 “사고가 났을 때만 해도…(주민들은) 사고 수습을 위해 적극 협조하고…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관광객은 전부 예약을 취소했고 해를 넘기면서까지 계속되는 (힘든) 상황이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분향소) 옆 공터에서 시작한 어항블록 공사가 유가족의 민원으로 중단되고 업체가 철수하는 바람에 크나큰 손해를 봐야 했다”며 “항구에 낚시금지 푯말을 붙여놓고 자기들은 버젓이 낚시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각종 단체들이 와서 마이크로 떠들고 굿을 하는 모습에 정신적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자식들이 매일 집회장에서 나오는 구호 소리와 굿판을 보고 무엇을 배우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정부는 어업인만 보상한다고 하고 팽목항에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은 어쩌란 말이냐”고 쓴소리를 했다.
진도=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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