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이 직원 뽑을 때 스펙보다 중요시하는 것
미국 기업이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명문대 졸업장이나 ‘코스타리카에서 (멸종상태의) 거북이를 구하는 일’ 등 독특한 경험을 떠올리지만 실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인사담당 임원들은 이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기업이 직원 뽑을 때 스펙보다 중요시하는 것
경제전문매체 CNN머니는 최근 각 분야 미국 기업의 CEO와 인사담당 임원들을 인터뷰해 이들 기업의 직원 선발 기준을 소개했다. 구글, 홈디포, 블랙스톤 등 미국의 주요 기업은 대학을 졸업한 뒤 사회생활의 문을 처음 두드리는 젊은이들이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의사소통 능력, 열정, 호감 가는 성격, 리더십 등을 꼽았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라즐로 복 인사담당 수석부사장은 직원을 채용할 때 지원자의 학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비리그(미국 동부 명문 사립대)가 아니더라도 캘리포니아주립대나 뉴욕주립대 등 모든 곳에 열정과 뚜렷한 목표의식을 지닌 특별한 이들이 있다”며 “우리가 깨달은 것은 이들이 아이비리그 졸업자와 같은 역량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 부사장은 “입사자의 학교 성적과 직무성과의 상관관계는 처음 2~3년 동안만 나타날 뿐”이라며 “C학점 학생, B학점 학생, A학점 학생과 이들이 담당 업무에서 올리는 실적의 장기적인 연관성은 적어도 구글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리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우리와 비슷한지, 즐길 줄 알고 양심적인지, 겸손한지 등을 살핀다”고 말했다.

억만장자이자 미국 최대 주택관련용품 소매업체 홈디포의 공동창업자 켄 란곤은 “학점이 리더를 만드는 필수조건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을 경영하는 것은 C학점 학생들”이라고 역설했다.

CNN머니는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을 소개하며 투지와 기개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해 미국 뉴욕대(NYU) 졸업식 축사에서 “이른바 ‘능력’이라고 불리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성공한다고 믿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라고 언급한 뒤 “환경이 요구할 때 자신이 믿는 것을 지킬 수 있는 기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CEO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바라는 것은 거래를 성사하는 능력이나 냉철함, 세부적인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아니라 좋은 성격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은 그는 “MBA보다 호감 가는 성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인력채용 대행기업인 익스프레스 임플로이먼트 프로페셔널(EEP)이 기업에 직원을 채용할 때 고려하는 8개 주요 항목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교육수준은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기업들이 가장 눈여겨본 것은 단체생활 적응 능력, 문제해결 능력, 리더십이었다. 밥 펑크 EEP CEO는 “최고 수준의 교육도 좋은 태도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