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IPO 최대어?…'체면 구긴' 미래에셋생명
"보험株, 저금리 속 투자심리 위축"
미래에셋생명 "일희일비 않겠다…우상향 기조 목표"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미래에셋생명이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상장 첫 날 공모가를 1.3% 밑도는 시초가를 형성한 데다 장 내내 약세를 지속하며 공모가를 하회해 장을 마쳤기 때문이다.

◆시초가, 공모가 대비 1.3% 낮게 형성…장중 7000원선도 '위태'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미래에셋생명은 공모가(7500원)를 100원(1.3%) 밑도는 7400원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160원(2.16%) 내린 724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7050원대까지 하락, 7000원선마저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선 공모가(7500원)가 희망 공모가(8200~1만원)의 최하단에도 미치지 못한 가격에 형성되고, 시초가 마저 공모가를 밑돌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 수요예측, 청약 경쟁률 등을 미뤄봤을 때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저금리 기조 속 보험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직 얼어붙은 듯 하다"며 "좀 더 지켜보자는 투자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169개 기관이 참여해 4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 경쟁률은 38 대 1이었다. 이는 생보사 가운데 앞서 상장한 삼성생명의 청약경쟁률(40.6 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시초가가 기대보다 낮게 형성됐지만 첫 날부터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보험주는 중장기적으로 가져가는 업종이므로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현 경영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 미래에셋證 '울상'?…"회계상 손실 없어"

미래에셋생명 주가가 상장 첫날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증권 주가도 2% 하락했다. 최대주주인 이상 손실을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미래에셋생명 주식 2884만3450주(지분 27.4%)를 주당 1만1102원(3202억원)에 사들이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시초가 대비 50%나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측은 당장 회계상 손실이 없는데다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생명 보유지분 가치는 회계상 당시 매입가액(1만1102원)인 장부가액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매각이 이뤄져야 관련 손익이 잡히게 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1만1102원이라는 가격은 외부평가기관인 회계법인 3곳에 의뢰해 받은 것"이라며 "현 주가에는 성장성 등이 반영돼 있지 않으나,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 해당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보익 연구원도 "미래에셋생명의 향후 주가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래에셋생명의 현재 주가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향후 실적도 받쳐줄 것으로 예상돼 지금은 매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상장 선배들인 동양, 한화, 삼성생명 등이 현재 모두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 등은 우려 요인이다.

통상 저금리 상황에선 보험주 주가는 맥을 못춘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투자해서 얻는 투자운용 수익성이 악화되고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험료 적립금 평균 이자율은 높아져 역마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