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양대 축’인 화장품과 제약·바이오주가 크게 흔들렸다. 바이오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은 지수가 3% 가까이 급락했다.
화장품·바이오주 급등의 대가?
이날 주식시장에선 올 들어 시장을 주도했던 제약·바이오주와 화장품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그동안 큰 폭으로 올랐던 이들 종목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지수는 13.16% 하락했다. 코스닥시장 제약지수는 8.17%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사이언스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일양약품(-26.86%), 종근당바이오(-22.89%), 대웅제약(-18.15%), 한올바이오파마(-23.48%), 유한양행(-13.77%), LG생명과학(-12.44%)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메디톡스(-11.62%), 바이로메드(-11.29%), 코오롱생명과학(-29.02%)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부진했다.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 뚜렷했다. 5월 코스닥에서 24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지난달 187억원 순매도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 들어 5거래일 동안 9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증시에서 바이오 관련주가 빠지고 미국 증시의 헬스케어 업종이 부진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제약·바이오주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약진을 거듭했던 화장품주도 급제동이 걸렸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여파로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팔자’에 나선 영향이다.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10.07% 급락한 3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동안 13.71% 떨어졌다. 기관과 외국인이 동시에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다.

LG생활건강은 3.66% 떨어지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아모레G(-13.49%), 한국콜마(-11.01%), 산성앨엔에스(-7.92%), 한국화장품(-6.25%), 코스맥스(-6.15%), 코리아나(-5.42%)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이 연일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한국거래소는 올 들어 처음으로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전문가들은 증시를 둘러싼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한동안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르스 사태에 따른 관광객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이 다음달까지 이어지고 중국 증시 불안도 계속될 전망”이라며 “한동안 국내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욱/민지혜 기자 kimdw@hankyung.com